그날

서울독립영화제2008 (제34회)

단편경쟁

조재형 | 2008ⅠFictionⅠColorⅠHDⅠ17min 56sec

SYNOPSIS

어느 때와 마찬가지로 배달 일을 하며 땀을 흘리는 남자. 월급을 받아 딸이 좋아하는 사과를 사 들고 자전거를 타고 집으로 돌아가는 도중 급하게 자신의 자전거에 뛰어든 고등학생을 만나게 된다. 땀 범벅인 고등학생을 자전거 뒤에 태우고 집으로 가는데 ..

DIRECTING INTENTION

역사의 소용돌이에 자신도 모르게 휘말리는 한 소시민의 모습을 통해 내 가슴속에 남아있는 생채기를 조금이나마 위로하고 싶었다

FESTIVAL & AWARDS

2008 제7회 미쟝센단편영화제
2008 제7회 제주영화제

DIRECTOR
조재형

조재형

1999 <숨길 수 없는 노래>
2007 <종이비행기>

STAFF

연출 조재형
제작 고영준
각본 조재형
촬영 조봉한
편집 이장하, 조재형
미술 장춘섭
음향 배기오
음악 김준성
출연 승의열, 채종국, 원풍년

PROGRAM NOTE

광주항쟁은 여전히 미완의 모습으로 우리의 기억 속에 남아있다. 시간이 흐를수록 기억은 희미해지고 항쟁의 본질도 흐려져 가고 있다. <그날>은 광주를 겪지 않은 18세 여고생의 뛰어난 상상력과 문장력으로 문학계를 놀라게 했던 시를 바탕으로 한 작품이다. 한가로운 시골마을에 평범한 가장과 딸, 그리고 억센 아내와 매번 벌어질법한 아침모습. 아내의 구박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웃어넘기는 그 남자는 자전거를 타고 출근을 한다. 자전거를 타고 가는 남자와 그 뒤에서 놀이를 하는 아이들 뒤로 펼쳐진 현수막-부처님오신날. 그것이 앞으로 닥칠 사건을 예고하고 있음을 암시한다. 단편이면서도 평범한 일상의 사람들을 그려내는데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다. 평범한 가장은 길거리에서 우연히 만난 남학생을 퇴근길에 다시 만나지만 그때까지도 상황을 짐작하지 못한다. 긴박하게 자전거에 올라탔고 검문소 앞을 지나 공수부대원들과 마주친다. 그 순간 애절하게 그에게 구원을 요청하지만 그는 그 남학생을 외면한다. 폭력 앞에 외면 할 수밖에 없는 한 소시민의 나약함을 통해 당시 광주항쟁의 모습을 단면적으로 보여준다. 이 사건을 통해 당시 광주항쟁의 큰 무게감이 한꺼번에 밀려온다. 국가의 폭력 앞에 무너지는 인간의 왜소함과 죄책감을 평범한 한 남자를 통해 드러낸다. 소시민의 모습을 강조하기위한 소품들이 지나쳐 보이긴 하지만 단편영화로 광중항쟁을 그린 이영화가 주는 메시지는 커 보인다. <그날>은 평범한 소시민의 입장에서 그날 광주를 재연하고 있지만 영화 속의 주인공처럼 행동 했을 법한 우리들에게 광주항쟁을 오롯하게 각인시킨다.

김태일/서울독립영화제2008 예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