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럴 수도 있지

장편 쇼케이스

김종재 | 2022 | Fiction | Color+B/W | DCP | 99min 32sec World Premiere

SYNOPSIS

산 중턱에 있는 쉼터, 어느 정도 알려진 배우 A, 그리고 A를 따라 등산을 온 배우 B가 나란히 앉아 쉬고 있다. 한편 멀리서 A를 알아본 배우 D는 몇 년 전, 어느 영화제에서 A와 술을 마신 경험이 있다며 배우 C에게 같이 가서 인사해 보자 한다. C는 탐탁지 않지만 D와 함께 가서 인사를 한다. 다행히 A는 D를 알아보며 생각보다 반가워한다. 장소를 옮겨 근처 A의 집에 온 네 사람. A, B, C, D는 연기 이야기를 시작으로 서로의 이야기를 주고받는다. A, B, C, D는 술을 마시면서 조금 더 진솔한 이야기들이 오가게 되고 분위기도 점차 무르익어 간다. 해가 질 무렵, A의 집에 배우 E, F, G가 찾아온다. A, B, C, D, E, F, G는 서로 어느 정도 아는 관계도 있고 오늘 처음 본 관계도 있다. 다시 이야기가 시작되면서 그들은 각자의 이야기 속에 보이지 않는 경계선이 미세하게 존재함을 느끼게 된다.

DIRECTING INTENTION

저마다 다른 상황의 배우들이 우연인지 필연인지 한 곳에 모여 자신들의 이야기를 펼친다. 그들의 이야기는 진짜일 수도 가짜일 수도 있다. 하지만 중요한 건 각자의 이야기 속엔 보이지 않는 “생각의 차이”, “상황의 차이”가 존재하고 그들은 미묘한 경계선을 느끼며 결국 융화되지 못한다. 그들의 이야기를 통해 공감과 비공감을 오가며 벌어지는 영화적 순간을 보여 주고자 한다.

DIRECTOR
김종재

김종재

2014 영화인의 외모에 관한 고찰
2020 생각의 여름
2021 살아짐이 사라짐

STAFF

연출 김종재
제작 김종재
각본 김종재
촬영 표태욱
조명 표태욱
편집 김종재
음악 김종재
미술 김종재
출연 박종환, 이재우, 장근영, 차지현, 김소이, 정수지, 김휘규

PROGRAM NOTE

모든 것은 정동진독립영화제에서 시작되었다. 몸짓 표현을 보고 영화 제목을 맞추는 소위 ‘박종환 게임’이 정동진을 휩쓸었던 그 여름, 이 영화는 시작되었다고 볼 수 있다. 그 여름, 술자리에 동석했던 무명 배우는 친구와 등산을 하던 길에 다시 박종환 배우를 만나게 되고, 이후 자연스럽게 술자리로 이어진다. 배우로서 입지를 굳힌 박종환이 부러운 무명 배우는 노력만으로 배우로 성공할 수 있는지를 묻고, 유명세라는 게 불편하지 않은지를 묻고, 기회라는 것은 어떻게 다가오는지가 궁금하다. 게임을 하러 오라는 요청에 응답한 배우들로 판이 커진 술자리는 7명의 배우들이 각자의 이야기와 고민과 소소한 사연과 인연을 쏟아 내며 저녁까지 이어진다. 배우들의 대화는 죽을 날을 정해 놓고 장례 파티를 열겠다는 한 배우의 소신에서 영화에서 배우의 역할이 무엇인지에 대한 진지한 고민, 불투명한 미래에 대한 불안감으로 이어지며 술자리는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술자리 만담, 또는 대화의 영화처럼 보여질 수도 있지만, <그럴 수도 있지>는 7명의 배우들이 실명으로 출연해 가감 없이 자신들의 속내를 쏟아 내는 일종의 대화극이자 실험극으로, 배우들이 공동으로 각본에 참여해 진솔함을 높였다.
김영우 / 서울독립영화제2022 예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