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집

새로운선택 단편

정은욱 | 2022 | Fiction | Color | DCP | 27min (E)

SYNOPSIS

10년 만에 엄마와 아빠가 집에 돌아왔다. 다시 시작된 가족의 삶, 수진은 그들에게서 이상함을 느낀다.

DIRECTING INTENTION

사랑하지만 떠나고 싶다. 그럴 수 있을까? 그래도 될까?

FESTIVAL & AWARDS

2022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 와이드앵글 한국단편경쟁 선재상
2022 제22회 전북독립영화제
2022 제17회 대한민국대학영화제

DIRECTOR
정은욱

정은욱

2017 틈
2020 아유데어

STAFF

연출 정은욱
제작 이동규, 유경주
각본 정은욱
촬영 박병규
조명 박병규
편집 정은욱
음악 조월, 박인혜
미술 이정수
출연 김승화, 안민영, 조민희

PROGRAM NOTE

수진(김승화)은 회사에서 연장 계약이 되지 않은 날, 캐나다 워킹 홀리데이에 뽑혀 희망이 생겼다. 그와 다르게 집안 사정은 절망적이다. 아빠는 산재 환자로 스스로 거동을 못 한다. 엄마가 간호를 맡았는데 딸 수진이 돌봄을 나눴으면 하는 눈치다. 그 때문에 수진은 집을 떠나겠다는 말을 선뜻 꺼내지 못한다. 수진의 앞길을 가로막는 건 가부장의 잔재다. 몸져누운 아빠는 수진의 캐나다행을 망설이게 하는 요인이고, 여성의 희생을 당연시하는 엄마는 딸의 발목을 잡는 걸림돌이다. 영화는 가부장과 그에 복무하는 주변부를 좀비로 묘사한다. 그렇다고 좀비 장르물로 가져가는 건 아니고 장르의 관습을 차용해, 시효가 만료됐지만 죽어서도 살아 움직이는 좀비로 가부장을 설정해 여성이자 딸인 수진의 미래를 물어뜯으려는 은유의 효과를 노린다. 영화 초반, 수진은 택시를 타고 터널을 통과하던 중 20대와 80대 남자가 서로 죽일 듯 싸우는 광경에 위협을 느낀다. 하지만 엔딩 장면에서는 여전한 아빠의 병세와 엄마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캐나다로 가기 위해 이 터널을 통과하려 한다. 가부장의 공격을 떨쳐 내고 새로운 시대로 향하려는 수진의, 딸의, 여성의 새로운 미래를 향한 결연함이 읽힌다. 영화를 연출한 정은욱 감독은 전작 <아유데어>(2020)에서도 일상의 평범한 요소들로 SF의 분위기를 내며 장르와 비장르의 경계를 허무는 연출로 관심을 받았다. <그리고 집>은 그의 특징적인 연출이 이 분야에서 독보적이라는 사실을 증명한다.

허남웅 / 서울독립영화제2022 예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