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의 떡

서울독립영화제2007 (제33회)

본선경쟁작(단편)

박재현 | 2007|Fiction|DV|B&W|27min

SYNOPSIS

그는 외형적으로 비장애인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귀가 들리지않는다. 하지만 그래피티라는 취미를 가지고 있고 가수 엄정화의 광팬이다. 어느날 장우가 좋아하는 엄정화가 영화포스터에 나온 것을 보고 그녀가 나온 영화를 보기 위해 극장을 가는데....

DIRECTING INTENTION

돈을 똑같이 내면서 영화의 맛을 제대로 느끼지 못하는 이들이 있다. 그들은 바로 청각장애인 그에겐 한국영화는 제목 그대로 ‘그림의 떡’이었다. 상영관내의 어두컴컴한 곳에서 한국영화 속의 영상과 수화를 번갈아 보면서 영화를 제대로 보지 못한 경우가 허다하다. 결국 영화에 깊이 빠지지 못하고 소통의 단절이라는 것을 느끼는것이 안타까웠다.

FESTIVAL & AWARDS

2007 제5회 장애인권영화제
2007 제11회 인권영화제
2007 제4회 부산인권영화제
2007 제2회 부산장애인영화제

DIRECTOR
박재현

박재현

2006 <소리없는 절규>

STAFF

연출 박재현
제작 데프미디어
각본 박재현
촬영 박재현
편집 박재현
조명 강묘애
미술 강묘애
출연 이장우

PROGRAM NOTE

대다수의 사람들에게 소리는 익숙한 것이다. 그리고 우리 사회는 소리의 과잉 속에 빠져있기도 하다. 하지만 당연하게 여기고 익숙하며 넘쳐나기까지 한 소리가 누군가에게는 접근할 수 없는 것이기도 하다. 농인에게 소리는 낯선 것일 것이다. 이러한 것도 비장애인으로서 청각장애인이 어떠할 것이라고 상상할 뿐이다. 소리와 함께 일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는 소리가 없는 세상을 상상하기 어렵다. 그저 아마 힘들겠지 정도일 뿐이고, 혹여 일상에서 농인을 마주친다면 소리로 인지하는 것에 익숙하기에 이들에게 농인은 지나치는 타자일 뿐이다. 더구나 영화는 소리를 배제한 채 상상할 수 없는 매체이다. 소리와 함께 영화를 보는 것이 너무도 당연한 이들에게 소리 없이 영화를 보는 이들이 존재한다는 것 자체가 낯선 것이다. 박재현 감독은 소리 없이 살아가야 하는 사람들에게 영화를 보는 것이 어떻게 다가오는 지를 <그림의 떡>에서 보여주고 있다. 들리는 사람들 속에서 타자화 되어 있는 농인의 모습을 담고 있다. 또한 소리를 배제한 영화는 소리와 더불어 보는 것에 익숙한 관객에게 소리 없이 영화를 보는 것이 어떤 것인지 짧은 27분여의 상영 시간 동안 경험하게 한다. 비록 너무 짧은 시간이지만, 소리가 들리는 비장애인만이 이 세상을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는-무심히 지나친 사실을 체험하는 소중한 순간이 된다.

함주리 / 서울독립영화제2007 예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