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군

서울독립영화제2018 (제44회)

경쟁부문 장편

강상우 | 2018| Documentary | Color+B&W | DCP | 89min 5sec (E) | 대상

SYNOPSIS

영화는 1980년 5월 광주에서 촬영된 한 무장 시민군의 흑백사진에서 출발한다. 35년이 지난 2015년 봄, 사진 속 청년이 5·18 항쟁을 배후에서 주동한 북한군이라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그의 정체를 둘러싼 논란이 시작된다. 사진 속 단서들을 토대로 영화는 사라진 청년의 행방을 추적한다.

DIRECTING INTENTION

<김군>은 2018년 현재 5·18을 둘러싼 논쟁의 중심에 서 있는 무장 시민군의 행방을 추적한다. 항쟁 당시 그와 행적이 교차했던 사람들의 흐릿한 기억에서 출발하는 영화는 그가 사용했던 총기들의 종류와 그가 탑승했던 '10호 트럭' 등 사진 속 단서를 토대로 항쟁 당시 청년의 동선을 그려 나간다. 영화를 통해 우리는 한 이름 없는 청년이 어떻게 항쟁에 참여하게 되었고, 왜 총을 들었으며, 이후에 어디로 사라졌는가에 대한 답을 찾고 싶었다.

FESTIVAL & AWARDS

2018 제23회 부산국제영화제

DIRECTOR
강상우

강상우

2009 <어느 게이 소년의 죽음>

2010 <백서>

2014 <클린 미>

 

STAFF

연출 강상우
제작 신연경, 고유희
촬영 강상우, 김현석
편집 강상우, 고유희
음악 김지연
미술 김혜진

PROGRAM NOTE

흑백 사진 속의 한 사내가 무장을 한 채, 매서운 눈빛으로 카메라를 쏘아보고 있다. 이 남자가 1980년 5월, 광주의 시민군이었을 것이라는 추측이 있을 뿐, 그에 대해 알려진 바는 전무하 다. 5·18에 북한이 개입되었다고 목소리를 높여온 자들은 그를 북한군, 일명 ‘제 1 광수’로 지목하지만, 그들이 제시한 근거는 터무니없다. 이 어처구니없는 주장에 반박하기 위해서라도 그의 정체를 밝혀야 한다. 그는 누구인가. 아마도 처음에 이 영화의 목적은 그 질문만을 향했을 것이다. 인터뷰 대상자 중 하나가 그를 넝마주이 ‘김군’으로 어렴풋이 떠올렸을 뿐이니, 물음에 대한 명확한 규명의 차원에서라면 이 영화는 실패했다고 말해야 할지 모른다. 그러나 바로 그런 이유로 이 영화는 특별해진다. 한 장의 사진을 둘러싸고 영화가 시민군 생존자들의 기억과 당시의 자료들을 모아 배치하는 과정에서, 광주항쟁으로 들어가는 ‘다른’ 문이 열린다.
그가 누구라고 끝내 확정할 수는 없을지라도 사진 속에 포착된 한순간은 역사적 기록에서 삭제되어 당대에나 지금이나 소외되고 망각된 수많은 존재, 혹은 죽음들을 소환한다. 이것은 그원혼들을 한꺼번에 한 자리로 불러들이는, 수많은 사연으로 흘러넘치는 영정사진과도 같다.
물론 영화는 그 영정사진 앞에서 공적인 역사와 사적인 기억에 접속하는 생존자들의 얼굴 또한 응시한다. <김군>이 ‘김군’을 추적해가는 치밀한 과정은 그러므로 역사에서 암매장된 자들에 대한 치열한 애도이자, 5월의 광주를 현재화하려는 또 다른 시도라고 말해야 할 것이다.

남다은 / 서울독립영화제2018 예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