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원

서울독립영화제2005 (제31회)

단편경쟁

김종관 | 2005 | Fiction | 16mm(DV) | Color | 14min | 최우수작품상

SYNOPSIS

비가 오는 날 여자는 버스를 탄다. 여자와 남자는 하루를 같이 보내고 여자는 다시 비 개인 길을 떠난다.

DIRECTING INTENTION

처음에는 가족에 관한 슬픈 이야기를 그리려 했습니다. 그러다 내러티브는 버리고 슬픔만 남겨놓으면 어떨까 생각했습니다.
천천히, 차곡차곡 쌓여가는 슬픔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습니다.

FESTIVAL & AWARDS

World Premiere

DIRECTOR
김종관

김종관

2002 <바람이야기>
2003 <사랑하는 소녀> 
2004 <폴라로이드 작동법> 
2005 <영재를 기다리며>
2005 <엄마 찾아 삼만리>

STAFF

연출 김종관
제작 김종관
각본 김종관
촬영 이형덕
편집 김종관
조명 심명진
미술 홍지연
음향 표용수
출연 양익준, 이승연
음악 김태성

PROGRAM NOTE

영화를 보고 난 직후에 불현듯 떠오르는 것은 이 영화의 제목이 ‘낙원’이라는 점이다. 왜 낙원일까? 일견 아이러니하기도 하고 일견 고개 끄덕여지기도 하는 제목을 가진 영화 <낙원>은 몇 편의 디지털 영화를 통해 독립영화계의 스타로 떠오른 김종관 감독의 첫 번째 16mm 필름영화이다. 영화는 삶의 고달픔에 지친 가난한 연인들의 하룻밤의 만남에서 다음날의 헤어짐 까지를 조용히 카메라에 담는다. 감독 특유의 감수성은 신발, 문틈, 빗방울 같은 소소한 대상들에 예의 세밀한 눈길을 주면서 이 연인들을 감싸고 있는 현실의 공기를 밀도 있게 포착한다. 다리를 저는 남자, 짙은 화장에 담배를 든 여자의 손은 이들의 현재 삶이 결코 순탄하지 않음을 보여주지만 남자의 시선 속에 유년의 모습을 고스란히 간직한 연인의 모습은 여전히 훼손되지 않은 순수의 이미지이다. 화면에 흩날리는 공기방울처럼 사랑하는 마음, 혹은 아름다운 기억을 갖고 있는 사람에게는 신산스런 삶조차 아름답고 포근하게 감쌀 수 있는 힘이 있는 것일까? 짧은 러닝타임, 절제된 이미지 속에서 가난한 연인들 뿐 아니라 그들에게 드리워진 삶의 그늘까지도 포착할 수 있는 예민한 감성은
분명 감독에게 주어진 축복이다.

맹수진 / 서울독립영화제2005 예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