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얘기를 들어보세요

서울독립영화제2017 (제43회)

경쟁단편

백순도 | 2017 | Fiction | Color | DCP | 18min 29sec

SYNOPSIS

부모님을 여의고 홀로 살게 된 수빈은 누군가 집에 침입하고 있다는 불안에 휩싸인다. 그는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방법을 모색하면서, 전에 찾던 정신과 교수에게 상담을 받는다.

DIRECTING INTENTION

신체적 사유가 아니라 사회적 고립 때문에 시들어 가는 여자를 그리되, 그 인물의 심리적 과정을 납득시키려 했다. 관객이 그의 이야기를 아주 믿지는 않더라도 그 선택과 행동에 공감하길 바란다.

FESTIVAL & AWARDS

World Premiere

DIRECTOR
백순도

백순도

STAFF

연출 백순도
연출부 강민아, 현성환
각본 백순도
촬영 심성주
편집 손누리
동시녹음 배채민, 이제준, 윤세정, 김지후
스크립터 박은정, 조태훈, 권우희
출연 민정은 ,이지완, 최지훈

PROGRAM NOTE

불안한 눈빛의 여자가 남자 상담사를 찾아와 말한다. 내 얘기를 들어보세요.
부모가 남겨준 큰 집에 혼자 살게 된 여자는 자신의 집에 누군가가 침입했다고 의심하며 두려움에 휩싸이고, 집이 자신을 보호하는 울타리가 아니라 손쉽게 범죄가 일어날 수 있는 밀실이 되었다고 느낀다. 가장 안전하다고 느껴야 할 곳이 가장 공포스러운 공간이 되는 순간 그녀는 어디서도 보호받지 못한다고 느끼고, 스스로 침입자를 찾기 위한 방법을 찾는다.
불안하게 흔들리면서도 단호하게 책임을 묻는 듯한 눈빛의 주인공은 상담사에게 자신이 처한 상황을 이야기한다. 그녀가 뱉어내는 언어의 힘과 호흡은 상당한 박력으로 극의 긴장감을 고조시키고, 어느 순간 이 공간은 취조실처럼 보인다.
그녀가 처한 상황과 심적 상태가 한 개인의 과대망상으로 인한 불안감이라고 여기기에는 그녀가 말하는 사건들은 이 땅에서 살아가는 수많은 여성들의 지극히 ‘하이퍼리얼리즘적’인 일상의 한 풍경이고, 그녀가 던지는 질문들 또한 수많은 이들이 혼잣말로 되뇌어왔던 말들이다. 그래서 상담사가 권위를 내세우며 그녀를 가르치려고 할 때, 그녀가 그의 말을 끊고 내 얘기를 들어보라고 요구하는 순간 기묘한 쾌감을 느끼게 된다.

안소현 / 서울독립영화제2017 예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