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 입술

서울독립영화제2011 (제37회)

본선경쟁(단편)

이요섭 | 2010|Fiction|Color|HD|29min

SYNOPSIS

88년, 올림픽이 한창이 어느 날. 오형사와 김형사 그리고 용의자(김현수)가 허름한 여관으로 찾아간다. 한달 전 벌어진 ‘여관방 프락치 살인사건’을 현장검증하기 위해 찾아 온 그들. 이들 셋은 한달 전을 재현한다.

DIRECTING INTENTION

2010년 제작하였던 “그의 인상”의 다음 편으로 들어나지 않은 약자들에 관한 이야기를 80년대 형사물을 통해 풍자적으로 표현하고자 기획하였습니다. 총 3부작으로 구성된 이 단편은 “그의 인상”(몽타주작성), “다문 입술”(현장재현), “얼룩진 방”(범죄현장사후처리)을 통해 공권력, 운동권이 아닌 잊혀진 사람들의 이야기를 대상으로 삼고 있습니다. 그들을 통해 현대사회에서 붉어지는 우익, 좌익을 떠나 그 사이에 끼인 사람들을 투영하고자 합니다.

FESTIVAL & AWARDS

2010 제15회 부산국제영화제
2011 제10회 미쟝센단편영화제

DIRECTOR
이요섭

이요섭

2004 <치명적 사랑>

2005 <플라스틱 로봇>

2006 <에덴>

2010 <안녕, 은하철도>

2010 <그의 인상>

STAFF

연출 이요섭
제작 이욱영
각본 이요섭
촬영 장우영
편집 안광섭
조명 유경수
미술 신은희
음향 박민하
음악 이우영
출연 오창경, 구본웅. 김대현
조연출 허윤원
믹싱 김남용

PROGRAM NOTE

88 서울올림픽이 한창이던 어느 날, 이른바 ‘여관방 프락치 살인사건’의 현장검증을 위해 용의자와 두 형사가 사건 현장에 찾아온다. 대학생 행세를 하던 박창석을 프락치로 몰아 고문한 끝에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는 운동권 학생 김현수는 형사들의 지도(?)에 따라 다음 날 있을 현장검증을 예행 연습한다. 형사들 중 한 명이 피해자의 역할을 맡아 진행된 연습 도중 형사와 용의자인 이들의 관계는 폭행을 당하는 자와 가해하는 자의 관계로 묘하게 전복되는 한편, 프락치 때문에 안기부에 잡혀갔던 운동권 학생들이 안기부 스타일로 피해자를 결박하고 고문했던 사건 당시의 상황과 그들이 현장에서 들었다는 88올림픽 라디오 중계 속 남자 육상 100m 결승전에서 우승자의 약물복용이 적발돼 금메달의 주인공이 뒤바뀐 유명한 일화가 맞물리며 영화는 관객을 혼란 속으로 몰아간다.
<다문 입술>은 이요섭 감독의 전작 <그의 인상>과 함께 1980년대를 배경으로 하는 3부작 중 하나이다. 아직 20대인 이요섭 감독은 모두가 피해자이면서 동시에 모두가 가해자가 될 수 있었던 정치적 암흑의 시기에 공권력 앞에 입을 다물어야만 했던 약자의 현실을 섬세하고도 치밀한 연출력으로 담아내고 있다. 직접 겪지는 않았지만 지난 시대의 무거운 공기를 사실적으로 포착한 감독의 날카로운 통찰력이 놀랍다.

허경/서울독립영화제2011 예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