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영화인 국가보안법 철폐 프로젝트 < 狙公 저공, 원숭이, 그리고 상수리열매 >

서울독립영화제2004 (제30회)

독립장편특별전

허경 | 2004 | DV | color | 11min 30sec

DIRECTING INTENTION

국가보안법폐지의 가능성이 농후해진 요즘, 국가보안법이 폐지되어야 하는 이유를 다시 생각해 보고자한다. 국가보안법을 폐지하는 일은 보수세력의 저항을 뚫고 법자체를 폐지하는 것을 넘어, 사상과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 모든 이데올로기와 일련의 제도적 체계에 대한 부정이어야 한다.
'나'는 국가보안법폐지를 주장하는 국회의원과 인터뷰를 시도한다. 하지만 의원 측은 테러방지법이나 집시법 등에 대한 견해를 묻는 질문 때문에 꺼려한다. 국회의원과의 인터뷰가 지연되는 동안 '나'는 테러방지법, 집시법, 청소년보호법, 인터넷상 검열 등에 대한 별도의 인터뷰를 진행한다. 결국 의원과의 인터뷰가 이루어지고...
저공이 원숭이에게 말한다.
"이법이 없어져도 다른 법이 있으니까 괜찮아. 걱정 하지마."

DIRECTOR

허경

STAFF

제 작 미디어참세상 영상팀
기 획 유영주, 허경, 혜리
연 출 허경
촬 영 혜리
편 집 허경

PROGRAM NOTE

간만에 독립영화인들이 모였다. 모여서 영화를 만들었다. 그리고 국가보안법 철폐에 한 목소리를 담아낸 작품이 하나 나왔다. 이른바 <독립영화인 국가보안법 철폐 프로젝트>이다. 투박하기 그지없는 이 제목을 보고 미리 선입견을 가질 필요가 없다. 작품에 참가한 감독의 저마다 개성이 잘 드러난 옴니버스 작품이기 때문이다. 그들은 한결같이 ‘국가보안법이 왜 아닌지’ 톡톡 튀는 개성으로 작품을 통해 전달하고 있다.최진성의 감독이 작업한? <Catch Me If You Can!>는 시위현장이라는 라이브 공간에서 맥락이 있는 퍼포먼스가 결합된 작품이다. 우익 집회에서 인공기를 흔들기로 준비했지만 결국 포기하게 되는 사연을 옮겨놓고 있다. 미디어 참세상 영상활동가인 허경 감독의 <狙公 저공, 원숭이, 그리고 상수리열매>는 ‘조삼모사’라는 사자성어를 기본 축으로 국가보안법과 집시법, 국가보안법과 청소년보호법, 국가보안법과 테러방지법 등 이런 것들의 대비를 통해 국가보안법의 질곡을 다루고 있다. 이훈규 감독의 <나쁜 피>는 극영화로 국가보안법 바이러스를 유포하려는 자와 그것을 막는 자를 형상화 한 작품이다. 김경만 감독의 <학습된 두려움과 과대망상>는 국가보안법 사수의 대열에 목청높이는 사람들을 만나 그들이 믿고 있는 반공과 국가보안법의 존재이유를 말하고 있지만 감독은 그것이 바로 막연한 공포에 사로잡힌 망상증 환자들임은 보여주고 있다. 윤성호 감독의 <우익청년 윤성호>는 감독 개인사를 관통하면서 이 사회가 국가보안법이라는 것을 통해 얼마나 왜곡될 수 있고 왜곡되어 있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푸른영상에서 제작하고 김진열 감독이 연출한 <남매와 진달래>는 1993년 남매간첩단 사건으로 간첩이라는 멍에를 쓰고 오늘을 살아가고 있는 김삼석, 김은주 남매의 지난 10년의 삶에 대한 이야기를 인터뷰를 통해 이야기하고 있다.김화범 서울독립영화제 예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