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행

한국독립단편영화제 (제25회)

현실과 판타지

이은주 | 6mm | 칼라 | 22분 2초 | 1998년

SYNOPSIS

방송과 언론에서 다루어지는 청소년들의 이미지는 삐딱한 혹은 어두운 이탈의 모습이 지배적이다. 밤거리와 학교에 대한 반항과 폭력, 락 까페, 담배, 스타를 숭배하고 모방하는 모습들이다. 그래서 그들은 모두가 세상과 등지고 살아가는 세대라고 생각되기도 한다. 그러나 이러한 청소년들의 모습에 반기를 드는 작품이 있다. <동행>은 청소년과 그들의 문화에 대해서 밝고, 긍정적인 시선을 갖고 있다. 기존 청소년들을 다루는 태도와는 분명한 다름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부산 용두산 공원에 춤추는 아이들, 공원은 그들의 재주를 뽐내는 공간이며, 사람들에게는 또 다른 젊은 문화를 즐기는 곳이다. 여기에 그들과 '함께 가는' 적극적인 후원자가 있다. '용골 아줌마"라고 불리는 그녀는 공연 동안 음식을 나눠주기도 하고, 이리 저리 널부러진 쓰레기를 줍기도 한다. 넉넉한 '어머니'로서 춤추는 아이들 곁에 함께 자리하고 있다. 작품은 춤추는 아이들의 공연과 연습, 용골 어머니, 그리고 이들 간의 관계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간가. 여기에 다른 하나의 이야기 축이 보는 이의 긴장감을 높이게 한다. 그것은 다름아니라 공연동안 사용하는 전기 문제로 겪는 그들의 시련이다. 공원 관리소는 전기 사용과 청소를 빌미로 구청에서 허가를 맡아야만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고, 공연 주최 측은 구청에서도 협조를 하고 있으니, 공연 허가를 해달라는 것이다. 카메라는 이러한 대립, 해결 과정을 내레이션 사용없이 공연자들으 입장에서 이야기를 진행해 나간다. 그런데, 이러한 카메라의 시선은 등장인물에 대한 냉정함을 잃어버리게 하는 차단막으로 작용하게 한다. 카메라와 등장인물간의 과도한 일치는 지루함과 속보임으로 이어진다. 공연 모임과 용골 아줌마 만남과 관계에 대한 설명을 하는 장면은 특히 그런 느낌을 만들어낸다. 그렇다고 이 작품이 갖는 미덕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화면 전체적으로 같은 길에 서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 애정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온몸으로 젊음을 발산하는 세대와 그들을 이해하고 지원해 주는 '어머니'. 이 둘 사이의 어울림은 사회 한편에서 이루어 지는 작지만 따뜻한 미담을 소개해 주고 있다.

DIRECTOR

이은주

STAF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