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에 대하여

본선 장편경쟁

이미랑 | 2023 | Fiction | Color | DCP | 106min (E)

TIME TABLE
12.2(토) 14:00-15:46 CGV압구정(본관) 2관 E, GV, G
12.5(화) 11:20-13:06 CGV압구정(신관) 4관 E, G
12.7(목) 17:20-19:06 CGV압구정(신관) 4관 E, GV, G
SYNOPSIS

요양보호사인 엄마는 딸로부터 목돈을 빌려 달라는 부탁을 받지만, 가진 거라곤 낡은 집 한 채가 전부인 엄마는 그럴 능력이 없다. 엄마 편의 대출도 어렵게 되자 동성 연인과 함께 엄마의 집으로 들어온 딸. 두 사람과 불편한 동거를 하게 된 엄마는 요양원의 어르신을 돌보는 데 몰두해 보지만, 홀로 곤궁하게 늙어가는 어르신에게서 자신과 딸의 모습을 겹쳐 본다.

DIRECTING INTENTION

이 영화는 표면적으로 정상 가족을 고집하는 엄마와 성소수자인 딸, 그녀의 동성 연인과 무연고 치매 노인 등 소수자와 약자를 내세운 이야기처럼 보이지만, 다양성이 인정되지 않는 사회, 차별과 불평등, 세대와 젠더 갈등, 폭력과 혐오가 넘쳐나는 시대에 결국 내가 아닌 누군가를 이해하는 것은 가능한 것인지 묻고자 하는 이야기이다.

FESTIVAL & AWARDS

2023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 CGV상, 올해의배우상

DIRECTOR
이미랑

이미랑

2005 베트남 처녀와 결혼하세요
2007 목욕
2013 춘정

STAFF

연출 이미랑
제작 제정주
각본 이미랑
촬영 김지룡
편집 이학민
조명 유아종
음악 레인보우99
미술 이희정
출연 오민애, 허진, 임세미, 하윤경

PROGRAM NOTE

요양 보호사로 일하는 엄마는 홀로 방치되어 죽음을 앞둔 노년 여성을 돌보며 그의 고독한 처지에 자신의 미래를 투영한다. 어느 날, 경제적으로 곤란을 겪는 딸이 당분간 엄마 집에 들어와 살기로 하는데, 그의 동성 연인도 데려온다. 엄마는 그 사실을 받아들이지 못하지만, 둘을 내치지 못하고, 딸은 엄마의 거북한 속내를 알지만 버틴다. 딸의 연인은 낯선 집, 삐걱대는 모녀 사이에서 예의를 다하면서도 합리적이고 당당하게 일상을 꾸려 간다. 중요한 사실은 그들이 어쨌든 한집에 거주한다는 점이다. 셋은 과연 갈등을 해소하며 행복한 가정을 이룰 수 있을까. 김혜진의 동명 소설을 바탕으로 삼은 <딸에 대하여>의 미덕은 그러나, 이 질문을 섣불리 영화 안으로 불러들이지 않는다는 점에 있다. 영화는 각자의 불안과 결핍을 짊어진 인물들이 서로를 예민하고 날카롭게 주시하며 불편하게 공존하는 순간을 그리면서도 이들 간의 긴장감을 타개할 명쾌한 국면을 개입시키지 않는다. 서로 이해하지 못하는 인물들의 사회적, 심리적, 육체적 거리를 특정한 사건이나 여타의 내적 각성으로 화해시키는 대신, 오히려 그 간극을 품고도 서사가 나아갈 수 있음을, 혹은 그들의 공존이 지속될 수 있음을 보여 주는 것이다. 그 거리감을 응시하며 견딤과 기다림 속에서도 자신의 삶을 놓지 않는 태도. <딸에 대하여>의 인물들에게는 그런 태도가 있고, 이 영화는 그것의 최선을 믿는 것 같다. 그 믿음이 성숙하다.

남다은 / 서울독립영화제2023 예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