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개질

서울독립영화제2012 (제38회)

새로운 선택

윤은혜 | 2012 | Fiction | Color | HD | 12min

SYNOPSIS

더운 여름, 이삿짐을 정리하는 여자. 정리하다가 발견한 먼지 쌓인 상자 안에 완성하지 못한 뜨개질을 다시 하는데..

DIRECTING INTENTION

영화 ‘뜨개질’은 이별을 경험한 한 여자의 심리를 그리는 작품으로 뜨개질을 하는 여자의 행위와 뜨개질의 재료들의 상태를 화면에 담으며 여자의 마음을 직·간접적으로 표현하였다. 이별 후, 잊은 듯하지만 다 잊히지 않은 기억의 잔재를 통해 이별에 묵묵하게 반응하는 여자의 모습, 그리고 그것을 통해 한 여성의 심리를 묘사하고 나타내고자 하였다.

FESTIVAL & AWARDS

2012 제17회 부산국제영화제

DIRECTOR
윤은혜

윤은혜

STAFF

연출 윤은혜
제작 김혜연
각본 윤은혜
촬영 태만호
편집 최희영
조명 태만호
미술 박세영
슈퍼바이징프로듀서 이충직
출연 이상희

PROGRAM NOTE

한 여자가 서툴게 이삿짐을 싸고 있다. 이사를 하려면 으레 버려야 할 것들과 가져가야 할 것들을 나누고 정리해야 한다. 무엇을 버리고 무엇을 가져가야 할지 고민하다 보면 뜬금없이 추억에 빠지고, 이삿짐 정리는 뒷전으로 밀리고 마는 경우가 있다. 영화 속 주인공도 이삿짐을 챙기다가 지나간 흔적들을 되새기고, 애써 추억을 지우려 하지만 그것이 쉽지만은 않다. 문득 오래된 상자 속에 뜨개질 뭉치를 발견하고, 누구의 것인지 모를 목도리를 짜기 시작한다. 실타래는 금방 풀어지고, 뜨개질을 계속하기 위해선 매듭을 맺어야 한다. 여자는 매듭을 맺고 매듭의 흔적을 지우려다 상처를 입는다. 누군가를 떠나보내거나, 어떤 기억을 잊는 데는 상처가 수반된다. 그 상처는 고스란히 또 하나의 흔적으로 남는다. 지우려 하고 지울 수 있을 것 같지만, 지워지지 않는 흔적이 있는 것이다. 친구의 투정을 받아 주던 여자는 모두 풀려 버린 목도리를 발견한다. 기억이나 흔적은 어쩌면 그렇게 부질없는 것일까? 여자는 다시 이삿짐을 정리한다. 이제는 버릴 것이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묵묵히 새 삶을 준비하는 것처럼. <뜨개질>은 가수이자 배우 윤은혜의 첫 번째 단편으로, 짧은 시간 속에 이별에 반응하는 여자의 모습을 군더더기 없이 심플하게 담아냈다.

조영각/서울독립영화제 집행위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