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 인 벨지움

서울독립영화제2021 (제47회)

장편 쇼케이스

유태오 | 2021 | Documentary | Color+B/W | DCP | 65min 10sec (KN, E)

SYNOPSIS

“영화는 나에게 감수성이 통한 가상의 세계야.” 배우 유태오는 촬영차 방문한 벨기에에서 급작스럽게 코로나19 팬데믹에 직면하게 된다. 유럽의 스태프들은 모두 육로로 각자의 나라로 돌아가고 록다운으로 항로가 막힌 상태에서 태오는 벨기에 안트베르펜의 호텔에서 본의 아니게 자가 격리를 하게 된다. 15일간의 록다운, 소중한 이들에 대한 그리움과 고독, 그리고 자신의 정체성과 예술에 대한 갈망, 인생에 대한 가장 솔직하고 사적인 이야기를 기록으로 담은 배우 유태오의 감독 데뷔작이다.

DIRECTING INTENTION

해외 촬영 중 코로나가 터졌고 모든 스태프들은 돌아가고 국경은 봉쇄되고 나만 남았다. 극한 외로움과 공포를 겪으면서 이 상황을 극복하려면 뭐라도 해야 할 것 같았다. 그래서 일상을 기록하기 시작했고 이 다큐멘터리를 만들게 되었다. 한국에 돌아와서도 계속 이어지는 작업을 하다가 보니 배우 유태오의 1년 에세이 형식이 되었다.

FESTIVAL & AWARDS

2021 제13회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DIRECTOR
유태오

유태오

STAFF

연출 유태오
제작 유태오, 니키리
각본 유태오
촬영 유태오, 니키리
편집 유태오, 권태영, 니키리
음악 유태오
출연 유태오

PROGRAM NOTE

어떤 시간은 영화가 된다. <로그 인 벨지움>은 그것을 증명하는 작품이다. 촬영차 벨기에로 떠났던 배우 유태오는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 발이 묶인다. 모두 각자의 나라로 돌아간 뒤, 그는 홀로 벨기에 안트베르펜에서 록다운을 경험한다. 완전한 고립이자 외부 세계와의 비자발적 차단이다. 그 시간 동안 유태오는 스마트폰을 들고 격리의 일상을 담기 시작한다. 애초부터 촬영을 염두에 둔 것이 아닌 만큼 여러 제약이 있지만, 오히려 그렇기에 한결 자유롭고 과감한 연출적 시도들이 담겼다. 셀프 오디션 영상을 찍는 것에서 출발한 그의 자아는 이내 두 명으로 나뉘어 하나의 주관적 시각에서 벗어난다. 과거, 외부 환경, 혹은 그 무엇이라 불러도 좋을 ‘또 다른 자아’는 유태오에게 더 다각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장치를 자처한다. 연기로 시작된 대화는 곧 예술과 인생에 대한 이야기로까지 넓어지며, 유태오의 대사처럼 영화라는 “감수성이 통한 가상의 세계” 안에서 이 탐색은 무한하다. 특정 상황에서의 사유가 더 폭넓은 확장성을 가지게 되는 건 그가 한국으로 돌아온 이후에도 촬영을 이어 나가면서부터다. 전반부가 철저한 고립이라면, 후반부는 그와 소중하게 연결된 것들을 담아내려는 시도다. 서로 다른 자아처럼 극명한 온도 차를 지닌 두 개의 구성이 맞붙은 풍경은 흥미롭다. 이 다큐를 본 이후에도 유태오가 어떤 사람인지, 우리는 여전히 잘 모른다. 하지만 하나만큼은 알게 된다. 그가 자신과 세계와의 거리를 스스로 용기 있게 좁혀 가는 예술가라는 분명한 사실 말이다.

이은선 / 영화 저널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