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스 조

서울독립영화제2011 (제37회)

본선경쟁(장편)

이광국 | 2011|Fiction|Color|HD|115min

SYNOPSIS

인기여배우 우주현이 자살한 뒤, 그녀의 출연작에서 조감독으로 일했던 로맨스 조는 영화를 그만두기로결심하고 작은 시골마을로 향한다. 자살을 생각하고 내려간 그는 자살직전 마주친 다방레지를 통해 잊었던 첫사랑 초희의 기억을 떠올린다. 한편, 새 시나리오를쓰기 위해 시골로 내려온 유명인사 이감독은 심심해서 부른 다방레지로 부터 로맨스 조의 평범하지 않은 로맨스의 여정과 결말에 대해 듣게 된다. 이감독은 로맨스 조의 실화를 영화로 만들겠다고 욕심을 내지만, 이야기는 엉뚱한 방향으로 흘러간다.

DIRECTING INTENTION

어느 날 문득, 나를 비롯한 많은 사람들이 무언가에 대해 끊임없는 말들을 주고받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물론 그 안에는 살아가기 위해 꼭 필요한 대화들도 있지만 많은 부분이 무의미한 이야기들이었습니다. 개개인의 욕망을 위해 누군가를 헐뜯고, 확인되지도 않은 소문들을 만들어내고 그로인해 누군가는 자살을 하기도 합니다. 이렇듯 세상은 온갖 이야기들로가득 차 있습니다. 심지어 이야기를 만들어내야만 먹고 살 수 있는 직업도 많습니다. 우리는 왜 이야기가 필요한 것일까요? 이야기가 없다면 어떻게 될까요? '로맨스 조' 라는 시나리오는 이런 생각들을 가지고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FESTIVAL & AWARDS

2011 제16회 부산국제영화제/시민평론가상 옐로우 파인트리상

DIRECTOR
이광국

이광국

2000 <주민증갱신기간>

2003 <아빠, 어디야?>

2007 <막다른 집>

STAFF

연출 이광국
제작 임순례
각본 이광국
촬영 지윤정
편집 손연지
조명 이의행
음향 윤종민
출연 김영필, 신동미, 이채은, 이다윗

PROGRAM NOTE

서사는 어떻게 만들어지고 어떻게 재구성되는가? <로맨스 조>는 이야기에 관한 영화이며, 영화 속 다방 레지의 대사처럼 '서사에 대한 전략적 접근'을 시도하는 영화이다. 아무 연락없이 아들집에 찾아온 아버지와 어머니가 집에 들지 못하고 여관을 찾는다. 아들의 후배는 여관에 찾아와 사라진 아들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아들은 자신의 어린 시절을 떠올리고, 아들의 후배는 자기가 쓰고 있는 시나리오를 들려주는데, 시나리오를 쓰기위해 등떠밀려 여관에 묶게 된 감독의 이야기다. 감독은 다방 레지의 이야기에 심취한다. 이야기는 꼬리에 꼬리를 물고 또다른 이야기로 넘어간다. 이야기의 발원지가 어디였는지 헷갈릴 정도이다. 그러나 그것은 중요하지 않다. 발없는 이야기는 이리로 저리로 정리되지 않은 채 흘러다니지만 하나로 엮이기 마련이다. 이광국 감독은 서로 다른 발화자를 등장시켜 흩어진 이야기가 모아지는 구성을 선보인다. 과거와 현재가 교차되고 영화와 현실이 겹쳐진다. 그들이 실존하는 인물인지 이야기 속 인물인지는 그리 중요하지 않다. 모든 이야기는 누군가의 필요에 의해 혹은 생계에 의해 만들어지기 마련이다. 이렇게 이야기는 구성되고 누군가에게 전달되고 또 변형된다. 그것이 우리가 보고 듣는 이야기들의 실체이다. 어차피 픽션에서 그것의 진위여부가 무슨 상관이란 말인가? 이야기가 생성되고 발화되는 공간이 여관이라는 점도 특이할 만하다. 닫힌 공간에서 펼쳐진 이야기들은 결국 세상으로 뻗어나가게 되어 있다. 낮말은 새가 듣고 밤말은 쥐가 듣는다고 했던가? 그러나 토끼는 진위여부를 멀리하고 산속으로 숨어버릴 뿐이다. 새로운 극적 전개를 통해 이야기의 진실과 이야기가 전달되는 과정의 윤리에 대해 자문자답하는 작품이다.

조영각/서울독립영화제2011 집행위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