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이 아닙니다.

본선 단편경쟁

강예솔 | 2022 | Experimental | Color | DCP | 20min 16sec (K)

SYNOPSIS

미국의 한 도시에서 자율주행 자동차 교통사고가 발생한다. 그리고 한 3D 시뮬레이션 전문가에게 그 교통사고를 재현해 달라는 의뢰가 들어온다.

DIRECTING INTENTION

사람들은 어떤 대상에 대해 판단할 때 저마다의 기준을 갖는다. 각자 그 기준이 정확하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그 기준은 굉장히 모호하다. 모호한 기준들은 모여 방대한 데이터가 되고, AI에게 학습된다. AI를 통해 모호한 기준들이 절대적으로 옳은 기준으로 나아가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그 과정은 어떤 하나의 기준을 향해 오차 범위를 줄이는 것일 뿐이다.

FESTIVAL & AWARDS

2022 제24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 관객상
2022 제14회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2022 제4회 평창국제평화영화제
2022 제22회 서울국제대안영상예술페스티벌 관객상
2022 제9회 춘천SF영화제
2022 제3회 합천수려한영화제
2022 제25회 도시영화제

DIRECTOR
강예솔

강예솔

2018 내 집을 찾아서
2020 사진 이어 붙이기

STAFF

연출 강예솔
제작 허지예
각본 강예솔
편집 이재진, 김예솔비
음악 국보승
사운드디자인/믹싱 박수안
여자 목소리 이상민

PROGRAM NOTE

자율주행 자동차는 먼 미래가 아닌 가까운 현실이다. 그렇지만 일상이 되기에 자율주행 자동차가 일으키는 사고의 심각성은 크다. 특히 ‘자율’에 해당하는 인공지능이 현실을 인식하는 태도가 주요한 사고 원인이라는 점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로봇이 아닙니다.>는 이를 설명하려고 백 개의 눈을 가진 거인 아르고스(Argus)를 소환한다.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아르고스, 즉 감시자가 현실에서는 어떤 형태로 존재하는지 살피고 그중 자율주행 자동차에 주목, 특정 사고 패턴을 시뮬레이션해 본다. 극 중에서 현대의 아르고스에 감시받는 대상을 ‘제물’이라고 칭하는데 사회관계 망 서비스를 통해 스스로 사생활을 노출하는 자발적 제물이 있는가 하면 거부당하는 제물도 존재한다. 후자의 존재가 바로 자율주행 자동차의 폐해를 드러내는 단면으로서 남자 보행자를 피해 여자 보행자를 친 자율주행 자동차의 인공지능은 여자는 피하지 않아도 되는 인간 외의 존재로 판단했다. 창조자의 설정을 절댓값으로 받아들이는 인공지능의 특성이 여자와 같은 소수자에게 더 위험 노출을 높인다는 건 무엇을 의미할까. <로봇이 아닙니다.>는 이에 대해 “현대의 아르고스는 제물들로 인간 대신 현실을 본다”고 말한다. 지금 우리가 사는 세상은 기득권에 기울어진 운동장으로 인공지능 역시 이를 학습해 그대로 적용하고 있다. 그래서 자율주행 자동차와 같은 문명의 이기는 로봇이 아니다. 아르고스의 현대적 개념이자 소수자에게 폭력적인 현실의 현현인 셈이다.

허남웅 / 서울독립영화제2022 예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