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해

서울독립영화제2021 (제47회)

새로운선택 단편

신지수 | 2021 | Fiction | Color | DCP | 12min (E)

SYNOPSIS

토요일 오후, 외출 직전 갑자기 약속이 취소된 유미는 이리저리 연락을 돌려 보지만 뭔가 잘 풀리지 않는다.

DIRECTING INTENTION

유미는 혼자 시간을 보내기도 싫지만 아무나 만나기도 싫은 상태에서 휴대폰 너머의 사람들과 밀고 당기기를 한다. 결국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지만 잠자리에 드는 유미의 마음은 지칠 대로 지쳐 보인다.

FESTIVAL & AWARDS

2021 제22회 전주국제영화제
2021 제18회 청주국제단편영화제
2021 제8회 춘천SF영화제
2021 제19회 광화문국제단편영화제

DIRECTOR
신지수

신지수

STAFF

연출 신지수
제작 신지수
각본 신지수
촬영 송호성
편집 신지수
조명 김승엽
음악 신지수
조연출 김민영
출연 임유빈, 고영식

PROGRAM NOTE

젊은 세대에게 스마트폰은 세상을 향해 열린 창(窓)이다. 그 창으로 커뮤니티의 거대한 세계가 모습을 드러내고 엄지손가락으로 ‘잠금 해제’하여 자신의 소우주와 접속한다. 자전하는 지구를 비추며 거대한 이미지로 시작하는가 싶더니 별안간 카톡 수신 문자가 화면에 뜨는 이 영화의 오프닝은 스마트폰 세대의 특징을 적확하게 반영한다. 한창 연애로 뜨거워야 할 늦여름의 토요일, 유미는 약속이 없어 무료하다. 친구 목록의 바를 올렸다 내렸다 확인하며 만만한 이들을 꼽아 “뭐해?” 문자 발신을 해 봐도 돌아오는 답변이 영 시원치 않다. 애인과 있다거나 홍대에서 술 마시고 코인 노래방에 가는 중이라는데 유미는 흥미가 돋지 않는다. 괜히 헤어진 남친 인스타그램이나 뒤적거리는 걸 보면 특별한 만남을 기대하는 것 같은데 방구석에서 스마트폰이나 들여다보는 일로 역사가 이뤄지지 않는다. 여친과 헤어졌다며 전 남친이 자정이 가까운 시간에 만나자는 ‘톡’을 보내와 유미는 마음속 지진이 일어난 듯 흔들리기는 해도 응하지 않는다. 새로운 만남을 갖지 못해 전 남친이나 다시 만나야 하는 처지가 유미로서는 퍽이나 자존심 상하는 일인 듯하다. 외로우면서도 외로움을 드러내기 싫어 다시 외로워지는 악순환이 스마트폰 바탕화면의 지구 자전과 맞물리는 순간, 스마트폰 세대의 초상이 ‘뭐해’ 한마디로 정의된다. <뭐해>는 스마트폰에 익숙한 세대만이 만들 수 있는 감각의 영화다.

허남웅 / 서울독립영화제2021 예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