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양전

서울독립영화제2013 (제39회)

특별초청(장편)

박배일 | 2013 | Documentary | Color/B&W | HD | 72min

SYNOPSIS

내가 사는 곳은 햇빛이 가득 넘치는 마을 밀양입니더. 지는 10년 전에 농사짓는 게 너무 힘들어가 좀 쉴라고 공기 좋고 물 맑은 밀양에 터 잡았어예. 근데 요즘 내 생활이 많이 서글퍼예. 우리 마을에 765인가 뭐신가 송전탑이 들어선다고 난리데. 그거 때메 8년을 싸웠어예! 얘기하자면 긴데 한번 들어 보실랍니꺼?!

DIRECTING INTENTION

앞으로 건설될 신고리 3, 4, 5, 6, 7, 8호기에서 생산될 전기를 수도권으로 송전하기 위해 계획된 765kV 송전탑. 64기가 건설될 밀양에선 할매들이 송전탑을 막기 위해 국가와 한전 그리고 보이지 않는 그 누군가와 9년째 싸우고 있다. 할매들이 9년 동안 싸워 온 이야기를 우리에게 들려준다.

FESTIVAL & AWARDS

2013 제16회 강릉인권영화제
2013 제18회 인천인권영화제
2013 제18회 광주인권영화제

DIRECTOR
박배일

박배일

2007 <그들만의 크리스마스>

2008 <내사랑 제제>
2009 <촛불은 미래다 / 2008>
2010 <잔인한 계절>
2011 <나비와 바다>
STAFF

연출 박배일
제작 오지필름
촬영 박배일, 이경희, 이승훈, 문창현
편집 박배일
음향 김병오
출연 정임출, 곽정섭, 한옥순

PROGRAM NOTE

<밀양전>은 정직한 다큐멘터리다. 765kV 송전탑 건립을 둘러싸고 밀양과 한전 측의 팽팽한 갈등과 긴장을 다룬 이 영화의 장점은 ‘말’과 ‘사건’의 투명성이다. 오프닝 타이틀이 등장하기 전까지 세 명의 할머니가 등장한다. 할머니들은 카메라를 정면으로 응시한 채 스스로를 소개한다. 세 분의 목소리가 내레이션을 대신하면서 사건은 입체감을 얻기 시작한다. 이어서 2005년부터 지난하게 이어져 온 7년간의 싸움이 압축적으로 요약된 후 2011년 11월부터 본격화된 ‘밀양전’이 소개된다. 여기서 감독의 그림자와 카메라의 존재감은 찾기 힘들다. 내레이션은 일체 없으며 자막도 최소화했다. 오로지 사건 그 자체의 복원에 집중함으로써 관객들을 ‘밀양전’이 벌어졌던 공간 속으로 들어오게 만든다. 할머니들의 육성으로부터는 인간에 대한 믿음이 발생하고 영화적인 개입이 최소화된 현장의 이미지들로부터는 현실감이 복원된다. 이러한 연출 방식이 의도하는 바는 특정 사건에 대한 경험 그 자체이다. 감독은 카메라 뒤편에서 숨소리마저도 감춘 채 사건을 응시한다. 이와 같은 감독의 태도 속에는 소중한 사람 곁을 쉬이 떠나지 않겠다는 우정과 연대감이 배어 있다. 영화가 바라는 건 단순하다. 밀양 주민들과 관객들이 상상의 공동체 혹은 우정의 연대를 구축하는 것. 그러니, 세상이 싫을지언정 인간을 포기하지는 말자. <밀양전>은 분명 휴머니즘적인 다큐멘터리이다.

이도훈/한국독립영화협회 비평분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