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서울독립영화제2013 (제39회)

본선경쟁(단편)

박혜민 | 2013 | Animation | Color | HD | 7min

SYNOPSIS

숲에서 살던 평범한 까마귀는 사람들의 유입으로 자연이 파괴되자 더 안쪽 숲으로 도망치는 산새들과 달리 ‘숲 바깥’을 향해 나아가게 된다. 그러나 기대했던 것과 달리 도시는 더욱 시끄럽고 도시 새들의 생활은 지저분하거나 갇혀 살 뿐이었다. 실망한 까마귀는 또다시 도시를 벋어나 어느 숲에서 날던 중 독수리를 만나 위협을 받는다. 그때 마침 지나가던 경비행기에 독수리가 놀라 도망가고 비행기의 큰 덩치와 위엄에 반한 까마귀는 비행기가 커다란 새라고 착각하고 따라 간다. 비행기가 멈춘 곳은 철새 도래지 근처의 작은 활주로. 철새들의 유입으로 비행이 잠시 금지된 것을 알 리 없는 까마귀는 그 도래지의 수많은 새들이 모두 비행기를 따라온 줄로만 알고 더욱 비행기를 동경하게 된다. 착각과 잘못된 믿음은 이 까마귀의 운명을 바꾸게 되는데…….

DIRECTING INTENTION

사람의 자기중심적인 사고와 잔인함에 대한 표현, 그에 따라 피해를 받는 동물로 한국에서는 천대받는 동물인 까마귀로 표현해 보았다. 또한 까마귀는 고향을 떠나게 되는 젊은이들, 그들이 겪는 바깥세상에 대한 기대와 실망, 그리고 위험한지 아닌지도 모른 채 가지는 꿈과 동경을 까마귀와 사람, 비행기의 관계로 표현해 보고 싶었다.

FESTIVAL & AWARDS

Premiere

DIRECTOR
박혜민

박혜민

STAFF

연출 박혜민
제작 박혜민
각본 박혜민
촬영 정후용
편집 박혜민
음악 함병모, Crying Hawk

PROGRAM NOTE

우리 사는 곳이 인간만의 것이 아니듯, 우리의 ‘살이’도 인간 사이에만 작용하는 것이 아니다. 숲의 개발로 삶의 터전이 망가져 버린 새들. 모두가 더 깊은 숲으로 떠났지만 다른 세계를 동경한 까마귀는 빌딩숲으로 몸을 옮겼다. 하지만 그 안의 새들을 마주하니 이 또한 나의 터전이 될 수는 없었다. 다시 숲으로 돌아왔고 절대적 존재인 독수리를 만나 위협을 느꼈지만, 그보다 더 거대한 존재인 비행기를 만나 다시금 새로운 세계에 대한 동경에 빠져들었다. 마침내 비행기가 다시 하늘을 날게 된 순간, 까마귀도 함께 날아올랐다. 하지만 머지 않아 최후의 순간을 맞이한다. 이상향에 대한 그릇된 동경이 가져온 결과는 참혹했다. 우리의 바람이란 얼마나 허망한 것인가. 그리고 이 시작과 끝의 중심에는 인간이 있다. 자신들만을 위한 생각과 행동이 어떤 바람을 일으킬지 모르는 혹은 알면서도 행하는 인간들의 무지함과 잔인함. <바람>은 희망과 절망 사이를 오가며 인간의 덧없는 욕망을 일깨운다.

최민아/인디다큐페스티발 사무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