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빛

서울독립영화제2018 (제44회)

경쟁부문 장편

김무영 | 2018 | Fiction | Color | DCP | 108min (E) | 열혈스태프상-촬영 김보람

SYNOPSIS

어느 추운 겨울, 시한부 선고를 받은 희태. 10년 전 헤어진 아내가 보낸 편지 한 통을 받는다. 아내는 아들 민상의 안정된 생활을 위해 아들의 이름이 희태의 호적에 들어가길 원한다. 태어나기 전 헤어져 얼굴도 모르는 아들을 죽기 전에 보고 싶은 희태. 희태는 민상과 2박 3일 산속 희태의 집에서 보내는 조건으로 아내의 부탁을 받아들인다. 태어나서 처음 아버지를 만난 민상은 희태뿐만 아니라 산속 희태의 집도 어색하고 불편하다. 하지만 민상은 희태의 집에서 생활하며 산이라는 공간에 흥미를 갖기 시작하고 어색했던 희태에게 왠지 모를 친밀감을 느낀다.

DIRECTING INTENTION

헤어진 이들과 헤어질 이들에 대한 그리움에 대한 영화입니다.

FESTIVAL & AWARDS

2018 제23회 부산국제영화제

DIRECTOR
김무영

김무영

 

2010 <느린 하루>

2013 <콘크리트>

2016 <랜드 위드아웃 피플>

 

 

STAFF

연출 김무영         
제작 김무영         
각본 김무영         
촬영 김보람         
편집 김무영        
조명 박찬윤         
현장PD 안은호, 장우진, 정새해       
녹음 박솔희, 신민희, 표민수       
출연 송재룡, 지대한, 정아미, 강영구         

PROGRAM NOTE

<밤빛>은 세속의 감정을 풍경과 사물과 시간으로 일깨우려는 의지가 있다. 그러니까 우리가 다음과 같이 설명하곤 하는 사연이 여기 있다. 서로 수년간 보지 못하다가 어쩌다 만나 어색한 사이로 짧은 시간을 함께 보내게 된 어느 부자(父子)의 이야기. 그런데 아버지와 어린 아들은 얼굴색조차 다르고 아들은 아버지를 아저씨라고 부른다. 아버지는 약초꾼이고 그가 기거 하는 곳은 깊은 산골이어서 아들도 잠시 그곳에 기거한다. 그렇지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고 혹은 모든 것이 일어났으나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은 것처럼 둘은 다시 각자의 삶으로 돌아간 다. 추상적인 선과 면처럼 보이는 빽빽한 나무들, 흰색과 검은색으로 겹쳐진 두 면 같은 얼음 장과 그 밑으로 흐르는 물, 검고 더러운 솥단지와 그 주변의 주황색 불빛, 겨울 햇살, 달과 달무리, 야생 버섯들, 산봉우리, 그곳의 바람 소리, 침묵하며 먹는 자장면, 무뚝뚝하지만 수줍은 밥상, 약초꾼이 들려주는 약초꾼의 설화, 덤덤한 작별, 눈물 대신 찾아 든 영원히 멈추지 않을 것처럼 계속되는 마른 기침 소리, 하늘의 별, 밤과 낮, 겨울에서 여름으로 다시 겨울로 뒤바뀌어 가는 계절과 계절 사이. 그리고 또 햇빛과 달빛과 눈빛과 별빛과 밤빛. 우리는 이 아버지와 아들의 과거에 관하여 혹은 미래에 관하여 자세히 알지 못하지만 혹은 전남편에게 어린 아들을 보내온 아내와 그녀의 편지 내용에 관하여 마찬가지로 알지 못하지만, 그럼에도 이들 사이의 감정에 대해서는 절절하게 느낀다. 이 영화를 가득 채우고 있는 모든 풍경과 사물과 시간은 그렇게 세속적 감정을 성취해낸다.

정한석 / 영화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