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유

로컬시네마

태자경 | 2022 | Fiction | Color | DCP | 17min

TIME TABLE
12.4(월) 20:00-21:30 CGV압구정(본관) 2관 N, E, GV, 12
12.6(수) 13:20-14:50 CGV압구정(신관) ART2관 N, E, GV, 12
SYNOPSIS

삶이 부유하지 못한 이들이 있다. 같이 살던 집을 비우고 더 좁고 불안한 곳으로 나아가야 하는 유(流)와 준(遵). 어느 잠 못 드는 밤, 유는 집 한편을 차지한 소파를 내다 버릴 곳을 찾고 싶다며 준에게 나가자고 이야기한다. 그렇게 밖으로 나가게 된 둘은 모두가 잠든 밤거리를 부유하며 서로에게 부재했던 대화들을 꺼내기 시작한다.

DIRECTING INTENTION

유와 준의 불안하고 불투명한 현재의 상황은 마치 실격된 인간의 모습과도 같다. 그들이 내뱉는 단어들과 대사는 의도적 불편함으로 다가와 우리의 감정과 상상을 자극하고 극대화한다. 극 중 인물의 시선과 방향성이 프레임을 넘어 우리들에게 닿아 무언의 마찰이 일어나기를.

FESTIVAL & AWARDS

2023 제22회 전북독립영화제

DIRECTOR
태자경

태자경

STAFF

연출 태자경
제작 장준희
각본 태자경
촬영 최덕규
편집 태자경
조명 김동인, 김지수
출연 조인영, 정지훈

PROGRAM NOTE

이사를 앞둔 준과 유. 쌓인 세금 고지서처럼 삶은 녹록지 않지만 가벼운 포옹을 챙기며 주머니에 점심값을 넣어주는 두 사람이다. 여름밤. 소파를 아무 데나 버리고 싶지 않아 둘은 산책을 나선다. 그리고 오랫동안 나누지 않은 말들을 꺼낸다. 준과 유는 가진 것은 적지만 참신한 표현의 격려로 하루의 끝을 마무리하며 미래를 생각한다. 미래에 둘은 함께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 성실히 하루를 보내도 현실이 나아지지 않아서 인지, 서로에 대한 마음이 정리되고 있어서인지 이유는 둘도 정확히 알 수 없다. 하지만 소박한 마음 하나 지키기 어려운 불안감이 각자의 마음 속에 오래전부터 자리 잡고 있었다. <부유>는 정답도 이유도 불투명한 두 사람의 하루를 조용히 담으며 곁을 지킨다. 그리고 낯설지만 생기 있는 대사들로 툭툭 기운을 불어넣는다. 담담한 카메라가 따뜻한 차라면 둘의 대화는 그 위에 뿌린 시나몬 같다. 집에 쌓인 종이 상자, 동네에 버려진 꽃다발 등 두 사람을 비추는 이미지들이 남은 여백을 채운다. <부유>는 섣불리 청춘의 빛나는 미래를 예단하지 않는다. 그저 조용히 이야기를 들어 주고 곁을 함께할 뿐이다. 그러다 결국엔 달리기 시합을 위해 발을 내딛는 두 사람을 응원하게 만든다. <부유>가 선택한 방식은 어쩌면 누구에게나 필요할 격려일지도 모르겠다.

최은정 / 서울독립영화제2023 로컬시네마 예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