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브라더

단편 쇼케이스

궁유정 | 2021 | Fiction | Color | DCP | 33min (E)

SYNOPSIS

종환은 여자 친구 선과의 데이트에 형을 데리고 나간다. 선은 형을 보여 주지 않으면 헤어지기라도 할 기세였다. 친구를 보여 주는 건 어렵지 않지만 형은 곤란했다. 왜냐면 형은 보통 사람이 아니기 때문이다.

DIRECTING INTENTION

부끄러움을 가장한 열등감.

FESTIVAL & AWARDS

2022 제4회 평창국제평화영화제
2022 제23회 대구단편영화제
2022 제22회 전북독립영화제

DIRECTOR
궁유정

궁유정

2014 ㅈㄱㅇㄴ
2018 마감일
2019 창진이 마음

STAFF

연출 궁유정
제작 궁세정
각본 궁유정
원작 김경욱
촬영 조영천
조명 정재필
편집 궁유정
출연 박종환, 이승원, 장선

PROGRAM NOTE

동생은 형을 보여 달라는 여자 친구 부탁으로 데이트에 형을 데리고 나간다. 동생의 내레이션에 형은 보통 사람이 아니란다. 왜일까. 동생은 여자 친구를 만나러 가는 길에 형에게 여자 친구 앞에서 주의해야 할 점들을 연신 읊는다. 이상한 소리, 엉뚱한 행동 하지 말고, 너무 많이 먹어서도 안 된다고. 그렇게 모인 세 사람, 하늘에 해가 쨍한데도 곧 비가 올 것 같다고 하는 형의 말에 백숙을 먹으러 가기로 한다. 동생이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여자 친구는 형에게 반가운 관심을 표하고, 형은 자신이 하늘을 나는 것이 취미라 털어놓는다. 형은 선글라스를 끼고 빨간 스카프를 연신 만지작거리며 두 사람을 뒤따라간다. 어딜 보는 건지 무슨 생각을 하는 건지 종잡을 수 없이 엉뚱하다. 여자 친구의 모자가 바람에 날려 나무 높은 곳에 걸린다. 동생이 긴 막대를 찾으러 갔다 돌아오니 이미 형이 모자를 내려 주고 말았다. 하늘을 날아올라 모자를 집어 온 것일까. 형과 여자 친구는 비밀을 공유하며 점점 더 가까워진다. 동생은 그런 두 사람이 불편하고 신경 쓰이기 시작한다. 그렇게 묘한 긴장감이 도는 식사 자리가 이어진다. 형은 단지 몸집이 클 뿐 아니라 비범한 사람이라 생각되어 그런지 브라더가 아닌 빅브라더다.
이 영화는 김경욱의 단편소설 「빅브라더」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소설은 동생 시점에서 형의 꼬마 시절부터 마흔 넘어서의 삶을 보여 주는데, 이 중 성인 시절 일부분을 가져와 새롭게 매만지고 변주하여 영화 <빅브라더>가 되었다. 보여 주기와 숨겨 두기를 적절히 섞어 낸 연출로 영화 내내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전개되다 묘한 여운을 남기며 미스터리한 엔딩으로 끝난다. 어느 하나 중첩되지 않는 각기 다른 세 캐릭터의 조화가 빛나고 박종환, 장선, 그리고 <세자매>, <해피뻐스데이>의 감독이기도 한 이승원의 연기가 아주 돋보인다. 시종일관 이상하고 불안하고 잔잔한 가운데 복잡한 심리가 뒤섞인 묘한 매력을 가진 영화다.

곽민승 / 서울독립영화제2022 예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