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갈

본선 장편경쟁

이동우 | 2022 | Documentary | Color | DCP | 156min 19sec (K)

SYNOPSIS

몇 편의 다큐멘터리를 만들었다.

DIRECTING INTENTION

정리되지 않는 생각들이 계속 든다.

FESTIVAL & AWARDS

2022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

DIRECTOR
이동우

이동우

2016 노후 대책 없다
2020 셀프-포트레이트 2020
2022 무주

STAFF

연출 이동우
제작 부기
프로듀서 한혜성, 안지환

PROGRAM NOTE

<사갈>은 이동우의 전작 <셀프-포트레이트 2020>과 여러모로 닮았다. <셀프-포트레이트 2020>이 집 앞에서 만난 기이한 남자가 전직 영화감독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본격적으로 출발한다면, <사갈>은 오래전 영화학교를 함께 다녔으며 지금은 사채업을 하는 지인과 우연히 연락이 닿은 후 촬영이 시작된다. 감독이 ‘형’이라고 부르는 두 남자는 공교롭게도 늘 술에 취해 있고 하나같이 매번 돈을 빌려 달라고 말한다. 특정한 계획 없이 카메라만 들고 허풍과 허세로 가득한 그들의 기약 없는 행로를 밀착해 쫓는다는 점 또한 유사하다. 하지만 두 영화에는 결정적으로 다른 점이 있다. <셀프-포트레이트 2020>의 빈곤한 현재에 예상치 못한 활기를 불어넣는 놀이의 천진한 감각이 <사갈>에는 없다. 주인공의 삶을 장악한 자본주의의 마수가 좀체 유희의 리듬으로 전환되기 어려운 탓도 있지만, 더 강력한 이유는 따로 존재한다. 이동우가 <사갈>에서 찍고 있는 건 단지 사채업자이자 도박 중독자인 지인의 암울한 현실만이 아니라, 다큐멘터리라는 장르와 카메라를 든 감독 자신의 관계를 향한 냉정한 반문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나’는 대체 왜 찍는가. ‘나’의 카메라가 찍고 있는 건 무엇이라고 해야 하나. 점점 더 악순환에 빠져드는 주인공의 삶만이 아니라, 영화가 끝날 때까지도 해결되지 않은 감독의 회의감과 우울감이 <사갈>을 무겁게 짓누르는데, 그 무게는 출구를 찾아 헤매는 감독의 안간힘이기도 할 것이다.

남다은 / 서울독립영화제2022 예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