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물의 기억

서울독립영화제2003 (제29회)

본선경쟁(중편)

김은희 | 2003│Drama│DV 6mm│Color│30min | 한국영상자료원장상

SYNOPSIS

그녀는 머물렀던 집에서 떠나기 위해 짐을 싼다. 물건을 하나하나 정리하면서 박스에 담아내기 시작한다.

DIRECTING INTENTION

이미지는 통과 중인 시간의 흩뿌림처럼 보인다. 또한 사물은 결과물처럼 보이지만 느리게 움직이는 그 자체의 행동일지 모른다. 온전하게 수동적인 사물의 행동은 <나>의 행동을 부분적으로 공유한다. 따라서 이것은 한 가정일 뿐이다. 사물이 기억하는 <나>의 무엇.

DIRECTOR
김은희

김은희

 

1984 <휴일> 
1985 <평행선> 

 

STAFF

연출 김은희
제작 하동경
촬영 김대선
조명 김대선
출연 서영화

PROGRAM NOTE

한 여자가 이사를 가려고 한다. 그녀의 의지와 무관하게 그동안 빌려썼던 방을 내주어야 한다. 그 공간은 그녀에 대한 몇 개의 기억으로 조용히 채워진다. 그러나 기억이 채워질수록, 우리가 그녀에 대해 조금씩 알아갈수록 공간은 비워진다. 그녀가 사라지는 것은 아닐까 아니면 공간이 사라지는 것은  아닐까? 명징한 대비의 흑백 화면도 점차 시간이 지나면서 바래어진다. 안과 밖, 현재와 과거, 시간과 공간이 박스에 담아지는 사물의 비움 안에서 비워져간다. 우리는 그녀의 고독에 어느 선 이상은 다가갈 수 없다. 그녀와 우리 사이에 있는 거울 때문일까? 아니면 거울은 단지 그녀만이 아니라 우리의 어두운 기억(의 비움)조차 반영하려고 하기 때문일까? 주인공 여자의 심리를 섬세하게 포착한 매우 섬세한 영화. 임창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