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색 미래

서울독립영화제2006 (제32회)

본선경쟁(단편)

주명훈 | 2006 | Fiction | DV | Color | 17min | SUBTITLE:ENGLISH

SYNOPSIS

연인사이인 가희와 시영.
가희가 네팔로 배낭여행을 떠나기 하루 전, 둘을 때를 민다.

DIRECTING INTENTION

몸과 세계.

FESTIVAL & AWARDS

World Premiere

DIRECTOR
주명훈

주명훈

2000 <자사..>

2003 <굿바이원태이>

2005 <88년서울올림픽>

2006 <우리지금여기>

STAFF

연출 주명훈
제작 Film&Peace
기획 이은임
각본 주명훈
촬영 조성익
편집 박진영
조명 조성익
미술 홍원미
음향 김민희
메이킹 김소성
스틸 김소성
출연 임채영, 김현정

PROGRAM NOTE

남녀가 작은 욕실에서 함께 때를 민다. 그들의 대화를 통해
여자가 내일 여행을 떠난다는 것을 알 수 있고, 여행을 가기 전 남자에게 미리 이야기하지 않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여자는 졸업을 앞두고 있고, 남자는 이제 2학년이다. 서로에게 그들의 벌거벗은 몸은 섹시하지 않고, 무덤덤한 살덩어리일 뿐이다. 이들은 아주 오래된 연인이며, 어느 정도 사랑이 식어버린 사이이다. 까맣고 굵은 때를 서로 밀어주며, 목욕탕에서 이상한 자세로 때를 미는 사람을 이야기하며 함께 웃기도 한다. 동거중에
돌연 네팔로 여행을 떠나는 여자의 심경은 무엇일까? 그녀는 나중에! 남자와
함께 여행을 가자고 이야기하지만, 그들의 미래는 목욕탕의 거울처럼 그렇게 불투명하다. 그들은 높은 벽에 걸려 떨어질듯 한 지도를 보지만, 함께 같은 곳을
보지 못한다. 또한 그들의 대화는 지속되지 못하고, 외부적인
이유에 의해 줄곧 중단된다. 한때 한없이 열정어린 사랑을 했을 그들은 이제 더 이상 가릴 것도 없고, 부끄러움도 신선한 자극도 없는 커플로 남아있다. 좁은 욕실에 앉아
실컷 때를 미는 그들의 모습은 벌거벗은 채 드러난 살색의 맨몸뚱아리 만큼 그리고 밀려나온 때만큼이나 부질없고 쓸쓸하게 보인다. 소란스럽지 않게, 식어버린 사랑을 이렇게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영화는
흔치 않다.

조영각 / 서울독립영화제2006 집행위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