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학교 – 학생인권 이등변삼각형의 빗변 길이는?

서울독립영화제2011 (제37회)

국내초청(장편)

오정훈 | 2011|Documentary | Color | HD | 80min

SYNOPSIS

2010 경기도 학생인권조례 제정 이후 학교에서는 어떤 변화가 일어나고 있을까? <새로운 학교> 한 고등학교 교실에서 벌어지는 교사와 학생의 대화, 갈등을 통해 인권조례를 둘러싼 다양한 담론들과 현재를 들여다본다.

DIRECTING INTENTION

학교는 ‘저마다의 능력을 계발’하는 곳이다. 그러나 학교 풍경은 능력을 계발하는 곳보다 좋은 대학을 가기 위한 고달픈 긴 터널처럼 보인다. 학력과 학벌 위주의 사회에서 학교는 사회에서 필요한 ‘능력있는 사람’을 원한다. 학생들은 이 긴 터널을 지나는 동안 주어진 교과과정을 위해 앞만 바라보고 달려가야 하며, 교사는 학생들에게 인간의 존엄과 행복을 가르치고 싶어도, 학업성취도와 공문에 시달려야 한다. 부모는 자녀의 눈치를 보면서도, 유능한 학원선생과 입시 정보를 위해 신경이 날카롭다.
이 다큐멘터리는 새로운 학교를 실현해나가고자 하는 시대적 흐름 속에서 학교가 어떻게 이를 받아들이고, 인권이 살아 숨쉬고 있는 학교가 만들어질 수 있을 것인가에 주목하고자 한다. 크게는 교육정책을 실현하는 이들의 입장, 학교에 다니는 청소년들이 몸으로 느끼는 인권상황, 교사들의 노력 그리고 이 새로운 실험이 어떻게 가능할 것인가를 다루고자 했다. 이는 학교가 전인적 발달을 위한 생활공간으로 변화해 가야한다는 당위성과 더불어 새로운 학교를 만드는 실천이 될 것이다.

FESTIVAL & AWARDS

2011 제3회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DIRECTOR
오정훈

오정훈

1995 <약속 하나 있어야겠습니다>

1997 <세 발 까마귀>

2000 <낙선>

2001 <호주제 폐지, 평등가족으로 가는 길>

STAFF

연출 오정훈
각본 강에스더
촬영 신임호, 송현석, 정병식, 홍효은, 명현우
편집 황다경
음악 김병오
음향 표용수, 고은하

PROGRAM NOTE

2010년 5월 경기도교육청은 학생인권조례를 제정, 공포했다. 그 날 이후, 경기도의 한 고등학교 안팎에서 벌어지는 실험을 응시하고 경청하는 다큐멘터리가 <새로운 학교 - 학생인권 이등변삼각형의 빗변 길이는?>이다.용인에 자리한 흥덕고등학교에서는 복장지도를 하는 학생부 주임 대신 다정한 인사를 건네는 교장 선생님이 등굣길을 지키고, 까다로운 과목에 흥미를 잃고 엎드려 자거나 딴청을 부리는 제자들에게 공부를 포기해선 안된다며 호소 편지를 보내는 과학 선생님이 있다. 담임 선생님과 영어 선생님은 학생들과 친구처럼 소통하며, 오랜 교직 경력을 지닌 수학 선생님은 아이들을 떠나선 존재할 수 없기에 교사는 학생에 종속된 존재임을 고백한다. 힘겹게 체벌의 유혹을 물리치며 그들의 ‘인권’을 존중하려 애쓰는 교사들과 더불어, 아이들은 느리지만 굳게 배움의 중요성을 깨우쳐 간다. 교문 밖에서 학생인권의 실현을 궁리하는 교육감, 학부모와 정책 연구가의 인터뷰가 이런 학교 풍경과 병치된다.이쯤에서 제작자는 학생인권을 이루는 정리를 이등변삼각형의 빗변 길이를 구하는 공식에서 도출한다. 흥덕고등학교의 현황으로 이를 단순히 환원하면, 학생인권과 교권을 함께 존중하고, 학부모의 뒷받침, 정책과의 조화가 이루어질 때 새로운 학교가 열리리라는 낙관으로 해석할 수도 있겠다. 허나 ‘성적 지향’을 이유로 차별을 막는 조항이 동성애를 조장하고, ‘임신 및 출산’을 이유로 한 차별을 금지하는 것이 미혼모 출산을 장려한다며, 대형교회 등이 학생인권조례 공포를 반대하고 나선 서울시 등 여러 지자체의 현황을 새겨볼 때, 이등변삼각형의 빗변 길이를 구하기엔 아직도 변수가 참 많아 보인다.

신은실 서울독립영화제 2011 집행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