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인

장편 쇼케이스

박석영 | 2023 | Fiction | Color | DCP | 133min

TIME TABLE
12.3(일) 13:40-15:53 CGV압구정(신관) 4관 GV, G
12.7(목) 16:40-18:53 CGV압구정(본관) 2관 GV, G
SYNOPSIS

제주 북촌리에 살고 있는 열여섯 예선은 얼마 전 할머니를 잃었다. 혼자 살아가는 일에 익숙해져야 한다고 다짐한 예선은 돌봐 주신 수녀님들께도, 찾아온 친구들에게도 마음을 열지 않는다. 모두를 밀어낸 겨울밤, 예선은 마침내 전화기를 든다.

DIRECTING INTENTION

저는 새로운 것을 찾아야 한다는 강박에 매어 있었습니다. 강박이 체념이 될 때쯤 제주에서 파란지붕 집을 만났습니다. 그 집이 좋았던 저는 마을을 걸으며 영화를 상상하기 시작했습니다. 영화는 사랑받기 위해 거짓말을 하고, 사랑하기 위해 모두를 속이는, 쉽게 사랑하고 힘들게 헤어지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되었습니다. 영화의 마지막 편집을 하는 날 ‘당신의 외로운 언덕 너머, 당신을 위해 울고 있는 한 사람이 있다.’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모든 것이 새롭게 느껴졌습니다.

FESTIVAL & AWARDS

2023 제6회 제주혼듸독립영화제

DIRECTOR
박석영

박석영

2015 스틸 플라워
2016 재꽃
2019 바람의 언덕

STAFF

연출 박석영
총괄제작 조영각
제작 서태수
촬영 강현우, 오태승, 이성은
편집 박유경, 조현주
녹음 김태희
조명 남기훈, 이성엽, 이하은, 그린라이트
음악 김동기
믹싱 119 사운드
CG 컬러공간
출연 장해금, 장선, 정은경, 송지온, 채요원, 노이한, 정주은, 전설희, 문종택, 이용화, 김효정, 이계용, 백선아, 오혜림

PROGRAM NOTE

소녀는 울지 않는다. 제주 북촌리에 살고 있는 예선은 할머니가 돌아가신 후 혼자 산다. 성당의 수녀님들과 친구들이 예선을 돌봐 주고 도와주려 하지만 스스로 혼자 서야 한다고 믿는 예선은 마음의 문을 닫고 모두를 밀어낸다. 그럼에도 예선의 주변 사람들은 예선 주변에서 찬찬히 문을 두드리는 걸 멈추지 않는다. 그렇게 계절이 지나는 것처럼 당연하게 곁에 머물러 주는 사람들 덕분에 예선의 낙담한 마음도 조금씩 온기를 되찾는다. 겨울 같은 긴 밤이 지나 이윽고 새벽이 온다. 박석영 감독의 <샤인>은 한 소녀의 얼어붙은 마음의 빗장이 풀리는 과정을 섬세하게 따라간다. <들꽃>(2015), <스틸 플라워>(2016), <재꽃>(2017)으로 이어진 3부작에서 인간의 고독과 황량한 마음의 풍경을 감각적으로 그려냈던 박석영 감독은 제주도에서 새로운 길을 모색한다. 제주 올로케이션으로 제작된 <샤인>은 사람의 이야기인 동시에 공간에서 피어나는 이야기다. 영화는 서두르지 않고 사람들이 함께하는 시간을 오래도록 찍는다. 개울에서 함께 수다를 떨고 집 앞에서 이야기는 나누는 순간들이 사건으로 소비되어 처리되지 않고 곁에 머물러 함께 시간을 나눈다. 무엇보다 <샤인>은 제주의 햇살을 담아낸 영화다. 산과 들과 바다, 길가의 들꽃과 좁고 구불구불한 길까지 제주의 풍광에서 피어나는 감흥이 영화 전반에 녹아 있다. 무엇보다 명확한 건 제주의 바람이다. 제주의 세찬 바람이 내내 화면을 채우고 있는 가운데 그 안에서 피어나는 따스한 숨결이 살아 있다. 드라마가 논리의 영역에서 호소하기 이전에 사람을 향한 마음이 감각적으로 모두를 감싼다. 삶 속에 교차하는 빛과 어둠, 차가움과 따뜻함을 담담히 받아들이고 감싸 안는 시선이 미덥다.

송경원 / 서울독립영화제2023 예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