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극장

단편 쇼케이스

김태양 | 2022 | Fiction | Color | DCP | 29min (E) World Premiere

SYNOPSIS

서울극장이 곧 문을 닫는다. 오래전 서울의 모습이 담긴 영화를 마지막으로 상영한다. 영화에 나온 거리를 낯선 사람과 함께 걷는다. 이전한다고 했던 이순신 동상은 제자리에 있다. 예전에도 이 길을 누군가와 함께 걸었던 것 같다. 많은 것들이 변하지만 남아 있는 무언가를 생각한다. 그것들을 사랑하기로 한다.

DIRECTING INTENTION

많은 것들이 변하지만 남아 있는 무언가를 생각한다.

DIRECTOR
김태양

김태양

2015 그저 그렇게
2020 달팽이
2022 인수인계

STAFF

연출 김태양
제작 노하정, 김동현, 강준모
프로듀서 형슬우
각본 김태양
촬영 김진형
조명 안경훈
편집 이호승
음악 김태산, 조양훈
미술 김남숙
출연 이명하, 박봉준, 김서휘, 강소이

PROGRAM NOTE

폐업을 앞둔 서울극장에서 박남옥 감독의 <미망인>(1955) 상영 후 모더레이터로 참석한 여자 주인공은 관객과의 대화를 진행한다. 극장의 팀장인 남자는 그런 그녀를 객석 맨 앞자리에 앉아 바라본다. 여자는 영화에 기록된 지난 시간과 여전히 그 자리에 존재하는 장소에 대한 따스한 메시지와 함께 극장과의 작별 인사를 남기고 자리를 마감한다. 관객이 모두 떠나가고 극장의 조명이 꺼진다. 여자는 관계자들과 함께 종로 먹거리 골목의 어느 식당에 왔지만, 곧 자리에서 일어나 집으로 향한다. 남자는 떠나는 그녀를 보고 뒤따라 나오고, 여자를 배웅하는 듯 함께 광화문으로 향하는 종로 밤거리를 걷기 시작한다. 남자가 여자에게 조심스레 묻는다. “만나는 사람 있어요?” 밤거리를 수놓은 도시의 조명 아래 한적한 거리를 천천히 거닐며 두 남녀는 대화를 이어 간다. 두 사람의 대화 속에 종로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서로를 생각하는 숨겨 둔 마음이 담겨 있다.
<서울극장>은 감독의 전작 <달팽이>의 연장선에 있는 영화다. <달팽이>는 여름 대낮의 종로 거리에서 서울극장을 향해 걸어가는 이야기라면, <서울극장>은 가을 저녁 서울극장으로부터 나와 광화문을 향해 걷는 이야기다. 전작에서 주인공의 옛 연인으로 나왔던 여자는 이번에 주인공이 되어 영화를 이끌어 간다. 연이어 종로를 작품의 무대로 사용해, 도시를 과거로부터 연결된 특별한 공간으로 그려 내고, 그것들이 어떻게 기억되고 기록되어 있는지 두 남녀의 대화를 통해 보여 준다. 종로에 대한 감독의 애정과 아쉬움이 느껴진다. 또한 종로 곳곳 익숙한 장소의 밤거리를 흐른 시간들을 녹여 내 프레임 안에 정갈하고 아름답게 담았다.

곽민승 / 서울독립영화제2022 예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