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계자

서울독립영화제2017 (제43회)

특별단편

민병훈 | 2017 | Fiction | Color+B&W | MOV | 17min (K)

SYNOPSIS

'나는 누구인가…'

남자는 영화를 만드는 영화감독이다.
부와 명예를 쫓는 것이 아닌 '예술로서의 영화', 화려하지 않지만,정교하고, 치밀한 고뇌를 통해 영화를 만들고자 한다.
관념과의 치열한 싸움의 고통 속에서 오랫동안 자신을 괴롭혀온 질문과 맞닥뜨리게 된다.
자신의 영화를 새롭게 선보이는 자리에서도, 관객과의 만남에서도 수없이 요구되는 자신의 출신에 대한 질문에
남자는 괴로워한다.남자는 심연의 고통의 굴레에서 벗어나기 위해 '혼자만의 여행'을 떠난다.
허허벌판의 이름모를 산과 바다, 동굴 등을 떠돌며
고뇌하는 남자에게 어느 날 천사처럼 한 여자가 나타난다.

DIRECTING INTENTION

21세기 대한민국. 대학졸업자를 비롯한 수많은 젊은이들은 취업난과 생계에 허덕이고, 어린 학생들은 초등학교부터 대학교 공부를 하며, ‘등급’과 미래의 학벌에 대한 ‘부모의 욕심’에 치어 살고 있다. 무엇이 옳은지 그른지 가늠할 새 없이 제3자에게 등 떠밀려 쥐 굴레처럼 뛰고, 쫓는다. 항상 ‘오롯이 나’란 존재는 빠져 있다. 혹은 중요하지 않다. ‘대상으로서의 나’, ‘너를 위한 나’만이 존재한다. <설계자>는 ‘나는 누구인가.’, ‘나는 어디서 왔는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주인공 자신에게, 혹은 관객에게, 그 자체로는 대상의 경계가 모호할 수 있으나, ‘내가 진정으로 추구하는 것이 무엇인가’라며, 나의 정체성에 대해 우직하지만, 섬세하게 질문해온다. <설계자>는 ‘나를 위한 나‘, ‘꿈을

FESTIVAL & AWARDS

2017 제17회 서울국제뉴미디어페스티벌

DIRECTOR
민병훈

민병훈

1998 <벌이 날다>

2001 <괜찮아, 울지마>

2006 <포도나무를 베어라>

2010 <노스텔지아>

2012 <터치>

2014 <사랑이 이긴다>

2014 <평정지에는 평정지에다>

2014 <너를 부르마>

2014 <부엉이의 눈>

2015 <감각의 경로>

2016 <시화공존>

STAFF
PROGRAM NOTE

1991년 5월. 국가권력의 폭력 속에 그해 한 달 동안, 무려 열 한 명의 청춘이 목숨을 잃었다. 시위현장에서 무자비한 폭력 속에 쓰러지거나, 영문 모를 주검으로 의문사하거나, 또 혹은 그 모든 불의에 분노하고 저항하기 위해 자신의 몸에 불을 붙이거나 투신하였다. 이른바 ‘분신정국’으로 불리던 시기였다. 그리고 어이없는 사건이 벌어졌다. 유서를 남기고 분신한 전민련 김기설 씨의 죽음이 함께 일했던 동지들에 의해 강요되고 방조 되었다는 것이었다. 이른바 김기설 유서 대필 사건이었다. 이 사건으로 당시 이십 대 중반의 청년, 강기훈이 유서 대필자로 지목되어 수감된다. 폭력적인 권력과 그 하수들이 만들어낸 상상을 뛰어넘는 조작극이었다. 그로부터 이십 육 년이 넘는 시간이 흘러갔다. 대학가의 풍경은 91년 청년들이 투쟁하고 부대끼던 시대를 상상할 수 없을 만큼 변하였다. 이제는 누가 오월의 열사들을, 그리고 그 희생자들을 기억하고 있을 것인가. 영화 <국가에 대한 예의>는 유서 대필자로 처벌받았던 강기훈 씨의 현재를 기록한다. 그는 당시 3년형을 살았고, 이후 오랜 법정 투쟁 끝에 2015년 대법원으로부터 무죄판결을 받아냈다. 현재 그는 암 투병 중이지만, 뒤늦게나마 청년 시절부터 좋아하던 기타를 연주하기 시작했다. 거대한 시대적 폭력이 앗아간 청춘의 꿈과 상처에 대한 회한과 기억, 그리고 희망들. 이 영화는 이제는 잊혀진 지난 시절, 격렬히 저항하고 부대끼며 살아왔던 선배들에 대한 기억이자 증언이며 현재를 숙고하고자 하는 영화이다.

정지혜 / 영화 저널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