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덕

서울독립영화제2021 (제47회)

장편 쇼케이스

오세연 | 2021 | Documentary | Color | DCP | 86min 43sec (E)

SYNOPSIS

어느 날 ‘오빠’가 범죄자가 되었다. 그의 팬, 그중에서도 ‘성공한 덕후’였던 나는 분노와 슬픔, 약간의 민망함 속에서 혼란스러운 시간을 보냈다. 팬이라는 이름으로 함께했던 얼굴들을 떠올렸다. 누구는 믿고 응원했기 때문에 더 화가 난다고 하고, 누구는 진정한 팬이라면 끝까지 기다려 주는 거라고 한다. 우리는 덕질을 계속할 수 있을까? 아니, 그만둘 수 있을까? 마음껏 덕질하기 어려운 시대, 사랑했기 때문에 고통 받는 ‘성덕’들을 만나러 간다.

DIRECTING INTENTION

나(감독)는 '성공한 덕후’였다는 이유로 ‘실패한 덕후’가 되었다. 열렬히 덕질한 시절은 이유를 알 수 없는 죄책감을 불러왔다. 동시에, 범죄로 상처 입은 우리 모두가 피해자라는 생각도 들었다. 복합적인 감정 속에서 여전히 남아 있는 팬들을 발견했다. 나는 그들을 비난하면서도 묘한 기시감을 느꼈다. 그제서야 “우리 오빠 그런 사람 아니”라고 열변을 토하던 사람이 과거의 나이기도 했다는 사실이 떠올랐다. 그때, 나는 왜 그랬을까? 지금, 그들은 왜 그러는 걸까? 덕질이 인생의 전부였던 내가 이제는 카메라를 들고 팬들의 이야기를 들어 본다.

FESTIVAL & AWARDS

2021 제26회 부산국제영화제
2021 제12회 광주여성영화제
2021 제23회 부산독립영화제

DIRECTOR
오세연

오세연

STAFF

연출 오세연
제작 해랑사
촬영
편집 오세연
프로덕션디자인 최나혜
음악 정경인

PROGRAM NOTE

입덕은 순간이지만 탈덕은 지난하고 괴롭다. 오세연 감독의 다큐멘터리 <성덕>은 ‘덕질’을 통해 성장하고 ‘덕질’ 때문에 고뇌하는 팬들의 세계를 세밀하게 들여다본다. 반짝이는 스타에서 성범죄자로 추락한 스타의 ‘성덕’이었던 오세연 감독은 배신감에 치를 떨면서도 쉽게 탈덕하지 못하는 자신과 주변의 다른 팬들의 이야기를 전한다. 이들에게 탈덕은 단순히 스타에 대한 사랑을 접는 것이 아니라, 팬질과 함께 울고 웃으며 성장했던 자신의 시간을 부정해야 하는 복잡한 과정이다. K-Pop의 세계적 성공과 함께 아이돌 산업은 급속도로 성장했지만, 이를 뒷받침하는 팬덤은 무책임하고 탐욕적인 산업 시스템에 의해 끝없이 착취당하고 배신당한다. 감독의 자기반영적 서사에서 출발한 영화 <성덕>은 한국 사회를 살아가는 여성으로서 자신의 스타가 성범죄자의 민낯을 드러낸 후 겪은 심리적 파장과 그 사회적 의미를 내밀하게 기록하며, ‘성덕’의 의미를 새롭게 정의하고자 한다.

김소혜 / 동아시아연구학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