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기말의 사랑

장편 쇼케이스

임선애 | 2023 | Fiction | Color+B/W | DCP | 117min (E)

TIME TABLE
12.2(토) 17:00-18:57 CGV압구정(본관) 2관 E, GV, 12
12.6(수) 17:20-19:17 CGV압구정(신관) 4관 E, GV, 12
SYNOPSIS

전자제품 부품 공장 경리과장 ‘영미’는 동료들에게 이목구비가 혼란스럽게 생겼다는 뜻으로 ‘세기말’이라는 별명으로 불린다. 그런 영미를 유일하게 상냥하게 대하던 배송기사 ‘도영’이 사실은 공금횡령을 해온 사실을 알지만, 영미는 이를 방조해 오다 온 세상이 뒤숭숭하던 1999년 12월 31일, 큰어머니의 장례를 치르던 날 경찰에 꼬리가 밟혀 공금횡령 방조죄로 체포되고 만다. 9개월의 복역 후, 새천년을 맞이한 영미 앞에 나타난 묘령의 여자. 여자는 자신을 도영의 아내라 소개한다. 영미는 놀란다. 그런데 그건 도영이 유부남이었다는 사실 때문이 아닌, 유진이 혼자서는 선글라스조차 벗을 수 없는 지체 1급 장애인이어서도 아닌, 그저 빼어난 외모 때문이다. 서울까지 데려다주겠다는 유진의 말에 영미는 배신감과 자괴감, 질투심에 휘청이는데… 그런 영미에게 유진은 거부할 수 없는 제안을 한다.

DIRECTING INTENTION

우리 사회가 정한 그 어떤 기준에 미치지 못한 두 여성의 삶을 통해, 사랑과 삶을 욕망하는 일이 누구에게나 지극히 당연하고, 또 얼마나 빛나는 일인지를 보여 주고 싶다.

FESTIVAL & AWARDS

2023년 제27회 판타지아국제영화제
2023년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

DIRECTOR
임선애

임선애

2020 69세

STAFF

연출 임선애
제작 박관수
공동제작 이성진
프로듀서 이승복
각본 임선애
촬영 박 로드리고 세희
조명 박명훈
편집 박세영
음악 강민국
미술 임성미
의상 김은영
분장 임은영
출연 이유영, 임선우, 노재원, 문동혁

PROGRAM NOTE

부산국제영화제 뉴커런츠 관객상을 수상한 <69세>로 장편 데뷔작을 내놓은 임선애 감독의 차기작. 전작에서도 여성의 삶과 마음을 두루 섬세하게 매만지던 감독의 눈길과 손길이 여전히 이어진다. 세기말은 앞둔 1999년의 어느 날 각기 다른 장애를 가진 여성들이 한 남자를 통해 서로를 알아보게 된다. <세기말의 사랑>은 절절한 멜로인 동시에 경쾌한 버디 무비의 기운을 품고 있는 여성 영화이고 무엇보다 핸디캡을 지닌 인물들의 면면을 다독이고 감싸 안는 휴먼 드라마다. 임선애 감독은 세상이 멸망할지도 모른다는 캄캄한 겨울의 어느 날, 거의 모든 것을 잃어버린 여자 영미를 기어코 새로운 계절의 감각 앞에 데려다 놓는다. 영미의 여정은 우연과 필연으로 만나게 된 낯선 이들과의 협연으로 재생되는데 이 과정에서 무엇보다 배우들의 앙상블이 돋보인다. 영미와 유진을 연기한 배우 이유영과 임선우는 특유의 개성과 시너지로 낯설지만 매혹적인 듀엣 연기를 선보인다. 두려움 없이 캐릭터와 조우해 능숙하게 표정과 신체를 활용하는 이유영의 연기는 신비롭고 전신마비 상태의 유진을 연기하며 정확하게 대사의 감정을 전달하는 임선우의 또렷한 생생함은 감탄스럽다. <세기말의 사랑>은 지독하게 불친절한 세상 속에서도 시들지 않는 관계의 개화를 보기 위해 나아가고 멈추기를 반복하는 영화다. 이 치정극이 상쾌하게 만개하는 이유가 거기에 있다.

진명현 / 무브먼트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