셔틀콕

서울독립영화제2013 (제39회)

본선경쟁(장편)

이유빈 | 2013 | Fiction | Color | DCP | 106min 30sec | 독립스타상-이주승

SYNOPSIS

사고로 부모가 죽은 뒤 배다른 누나와 동생은 더 이상 같은 집에서 살 수 없게 된다. 유산 1억을 갖고 소리 소문 없이 사라진 누나 은주를 찾아 민재는 남해까지 여행을 떠난다. 아직 열 살도 안 된 은주의 동생 은호가 민재의 차에 몰래 탄 줄도 모른 채.

DIRECTING INTENTION

젊은 나이 특유의 고귀한 멍청함.

FESTIVAL & AWARDS

2013 제18회 부산국제영화제 넷팩상, 시민평론가상

DIRECTOR
이유빈

이유빈

2006 <마이좀비보이>

2012 <좋은 여행의 어떤 예>

STAFF

연출 이유빈
제작 이유빈 조은란
각본 이유빈
촬영 이지훈
편집 박민선, 이유빈
조명 신승훈
음악 김해원
출연 이주승, 김태용, 공예지

PROGRAM NOTE

 사고로 부모님을 잃은 남매. 그리고 돈을 갖고 사라진 누나. 민재는 이복누나 은주에 대한 아련한 기억을 가지고 있다. 민재는 은주가 갖고 도망간 돈에 대한 미련으로 여행을 떠나지만, 정작 속내는 다른 데 있는 듯하다. 민재 곁에는 어리지만 당돌한 동생 은호가 함께한다. 로드무비이자 성장영화의 외형을 갖고 있는 <셔틀콕>은 장르적 규칙을 넘어서, 여행의 과정에서 새로운 감수성을 표현해 낸다. 거리에서 죽어 말라붙어 있는 동물의 사체. ‘왜 태어났냐?’라고 묻는 화장실의 낙서. “닭을 뜯어먹는 철장에 갖힌 개들”. 이런 소소한 설정들을 통해 난생처음 먼 여행을 떠나는 민재에게 삶에 대한 질문을 던지며, 세상이란 얼마나 거칠고 험한지를 은연 중에 일깨워 준다. 그리고 함께 여행을 하는 동생 은호와 옥신각신 다투면서 서로의 우애를 거칠게 확인한다. ‘셔틀콕’은 하늘로 가볍게 솟았다가 라켓으로 쳐 주지 않는 순간 땅으로 떨어진다. 그리고 어디로 튈지 방향을 가늠하기 어렵다. 그들의 삶은 이렇게 아름답게 솟아오를 것 같지만, 언제 어디로 떨어질지 알 수 없는 것이기도 하다. 영화에 미묘하게 흐르는 성적 긴장감은 불안한 기운과 함께 색다른 정서를 만들어 낸다. 한없이 미워하는 마음과 애타게 품고 싶은 야릇한 애증으로 출발한 여행은 세상의 풍파를 경험한 소년에겐 거친 세상을 살아가게 하는 원동력이 될 것이다. 그리고 사랑하는 방법을 조금 더 깨달았을 것이다. 민재 역의 이주승과 은호을 맡은 어린 김태용의 연기 앙상블이 영화를 더욱 생동감 있게 만들고 있다.

조영각/서울독립영화제2013 집행위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