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 정연씨의 일일

서울독립영화제2017 (제43회)

선택단편

구나현 | 2017 | Fiction | Color | DCP | 16min 28sec (E)

SYNOPSIS

하루가 흘러가는 것조차 제대로 의식하기도 힘든 나날. 그 속에서 정연(26)은 글을 쓰고 싶은 꿈이 있다. 매일 반복되는 권태로운 감정에 무뎌져 갈 때쯤 일본에 있는 동생에게서 온 한 통의 편지는 그녀로 하여금 작은 일렁임을 가져온다.

DIRECTING INTENTION

우리는 미묘하게 얽혀있는 불합리 속에서 제대로 목소리를 낼 수 없는 위치에 있다. 단순하면서도 복잡한 세상에 자신의 목소리를 힘껏 소리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담겨있다. 그리고 그것이 꿈이지만은 않길 바란다.

FESTIVAL & AWARDS

World Premiere

DIRECTOR
구나현

구나현

2015 <경수의 여름>

2015 <졸업여행>

2015 <향수,Nostalgia> 

STAFF

연출 구나현
조연출 김혜원
연출부 김유진
스크립터 김효진
제작 구나현
제작부 권미연, 정재헌
각본 구나현
촬영/조명 조은진
촬영부 김병하, 함보람 ,조가예
편집 구나현
음악 구나현
음향 김현규
녹음 신기완
출연 이현진, 조정민, 이보람, 김다정, 구자은, 김민준

PROGRAM NOTE

정연은 일본에서 살고 싶어 무작정 그곳으로 떠난 동생으로부터 편지를 받는다. 편지의 마지막 문장은 이러했다. ‘지금이 너무 행복해. 누나는 어떻게 지내?’ 이 질문에 정연은 어떤 대답을 하게 될까. 관객은 정연의 음성을 통해 동생에게 쓴 답장의 일부를 전해 듣게 된다. 그와 동시에 화면에는 정연의 일상, 그 중에서도 일상의 상당 부분을 차지할 그녀의 직장 생활이 펼쳐진다. ‘나름 살 만하다고 느끼는 걸 보면 자리를 잘 잡은 것 같다’고 말하는 정연의 답장과 실제 그녀의 일상에는 간극이 있어 보인다. 반복적이고 소모적인 정연의 업무는 누가 해도 상관없다는 듯 정연을 노동으로부터 밀어낸다. 복사기 앞에 서서 복사를 하는 정연의 등이 깊은 한숨으로 들썩일 때면 정연의 마음의 상태를 읽을 수 있다. 편지에서 정연은 ‘다시 글을 쓰기 시작했으며 굉장히 묘한 일본인이 나오는 소설의 결말을 고심 중’이라고 썼다. 이어지는 장면들이 묘하다. 정연은 악몽 같은 현실인지 실제 악몽인지 알쏭달쏭한 순간을 겪고 일본인 직장 동료 미츠코가 건넨 만화경을 통해 각성을 맛보는 것 같다. 그리고 정연은 소설의 결말을 쓴다. 아마도 그 결말은 '행복하다'는 동생의 말에 대한 정연의 대답이자 행복해지고자 하는 정연의 마음일 것이다.

정지혜 / 영화 저널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