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풍

한국독립단편영화제 (제25회)

새로운 도전

송일곤 | 35mm | 칼라 | 15분 | 1999년

SYNOPSIS

초겨울 오후, 한 가족이 한적한 시골의 국도를 달리는 아름다운 정경. 아이는 엄마에게 어디에 가는지 묻는다. 소풍 간다고 답하는 엄마. 빚더미에 오른 젊은 사업가는 수면제를 먹고 가족과 함께 차에 배기가스를 넣어 동반자살을 하기 위해 바닷가 근처의 인적이 드문 숲에 도착한다. 엄마는 아이를 살리고 싶어하지만 이미 수면제를 먹어버려 어쩔 수 없다. 엄마는 아이에게 파도를 보여주고 싶어 바닷가까지 가 보지만 잠이 들어버린다. 남자는 아내와 아이를 차로 데리고 와 준비한 대로 자신도 수면제를 복용하고 시동을 건다.

DIRECTING INTENTION

이 영화는 언젠가 신문에 조그맣게 실렸던 한 젊은 사업가 가족의 동반자살에 관한 사건을 재구성하여 보여준다. 내가 그 기사를 읽었을 때 느꼈던 소름 끼치는 폭력성은 계속해서 머릿속을 맴돌고 있었다. 그 가장이 자살을 결심하기까지 겪었을 고통을 그저 지나치기에는 함께 죽은, 혹은 살해당한 아이의 존재가 너무나 거대했다. 나는 이 영화를 통해 동반자살이 갖고 있는 폭력성과 그 폭력이 전개되어가는 과정을 최대한 감정을 절제한 채 객관화하여 보여주고 싶다. 영화의 끝에 아이를 살려야 겠다는 나의 생각은 그나마 이 영화를 조금이나마 순화시켜주지만, 아이의 희생은 더욱 거대한 슬픔을 낳을 것이다.

DIRECTOR

송일곤

STAF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