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의 무게

서울독립영화제2017 (제43회)

경쟁단편

이수아 | 2017 | Fiction | Color | DCP | 33min 15sec (E) | 최우수단편상

SYNOPSIS

여고생이 육교에서 떨어지고, 바로 앞에서 남자친구가 그 모습을 목격한다. 소녀의 죽음엔 가해자가 없다.

DIRECTING INTENTION

사랑하는 연인과 잡던 손을 상대방을 향해 높이 들어 올렸을 때, 허공에 떠 있는 그 손의 무게는 얼마나 될까? 손이 미처 뺨에 닿기도 전에, 이미 손의 무게는 상대방을 질식시킬 만큼 무거워진다.

FESTIVAL & AWARDS

2017 제21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코리안판타스틱 단편 관객상
2017 제11회 여성인권영화제
2017 제18회 제주여성영화제

DIRECTOR
이수아

이수아

2011 < The Play >

2012 < Lucid Dream >

2013 <수브니어>

2013 <에덴>

 

STAFF

연출 이수아
제작 오세민
각본 이수아
촬영 권영일
편집 김병록
미술 김현근
음향 정현욱, 김현준
출연 윤지온, 최배영, 신우희

PROGRAM NOTE

소미의 자살에서 시작되는 영화는 이 사건이 어떠한 이유 때문에 발생했는지 바로 드러내지 않는다. 학생들이 등장한다는 점과 사건의 실체를 파헤치는 피해자의 아버지를 통해 학교폭력에 의한 사건이라고만 짐작될 뿐이다. 그러나 영화는 곧 이 사건이 학교폭력에 의한 것이 아닌, 소위 ‘데이트폭력’이라고 불리는 ‘젠더폭력’에 의해 발생한 것임을 드러낸다. 영화의 제목이 암시하듯 ‘손의 무게’는 소미를 가장 사랑하는 사람은 자신뿐이라고 믿고 있는 소미의 남자친구 지훈이 행사하는 폭력의 상징이다. 자신의 모든 행동이 사랑하기 때문이라고 착각하는 지훈은 이것이 잔인한 폭력임을 깨닫지 못한다. 평소 소미에 대해 무관심했던 소미의 아버지는 뒤늦게 분노할 뿐이다. 소미의 가장 친한 친구인 화지는 입시를 앞둔 상황에서, 그저 연인 사이의 일이라며 애써 외면한다. 소미가 속한 사회인 학교 역시 이들의 ‘사적 영역’엔 관심이 없다. 실제 우리 사회에서 수없이 발생하는 ‘데이트폭력’과 마찬가지로, 피해 당사자인 소미만이 그 폭력의 무게를 감당할 뿐이다. 영화는 가해자의 몰지각, 주변의 무관심과 외면, 사회적 예방시스템의 부재함에서 기인하는 폭력의 구조를 설득력 있게 보여준다.

권현준 / 서울독립영화제2017 예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