숏버스

서울독립영화제2008 (제34회)

해외초청

존 카메론 미첼 | USA|2006|Fiction|Color|35mm|102min

SYNOPSIS

숏버스, 그곳에서 찾는 사랑과 희망!
한 번도 오르가즘을 느껴본 적 없는 섹스 테라피스트 소피아. 그녀는 성적으로 좀더 개방된 관계를 시도해 보려는 게이 커플 제이미와 제임스를 상담하던 중 ‘숏버스’라는 언더그라운드 살롱을 소개받는다. 비밀스런 모임 숏버스를 중심으로 이곳을 찾은 수많은 사람들이 예술, 음악, 정치 그리고 관계에 대해 서로 나누고 소통한다. 제이미와 제임스 사이에 새롭게 등장하게 된 세스, 진정한 관계를 찾아 방황하는 세브린 등 숏버스를 둘러싸고 많은 인물들이 만나고 소통하며 희망을 찾아가게 된다. 소피아 또한 숏버스를 통해 놀랍도록 솔직하고 과감한 경험을 하게 되고 서서히 해답을 찾게 되는데….

FESTIVAL & AWARDS

2006 제59회 프랑스 칸영화제

DIRECTOR
존 카메론 미첼

존 카메론 미첼

2000 <헤드윅>

STAFF
PROGRAM NOTE

사람은 결국 변하지 않는다. 그저 변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할 뿐이다. 몸이 자란다고 마음도 저절로 자라지는 않는다. 우리는 커져가는 내 몸과 나이에 걸맞게 내 안의 어린이를 끊임없이 반성 시키고 채찍질 해가며 애를 쓴다. 그러다 결국 아무것도 마음처럼 되지 않는 순간에 부딪치게 되면 우리는 지쳐 주저앉게 되곤 한다. 중요한 점은 우리가 변했느냐 그래서 좋아지고 있느냐 아니냐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는 변하고자 애쓰고 ‘노력’하고 있다는 점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노력’은 주위를 감화시키고 전염시킨다. 나 혼자 애쓰고 있다고 생각할 때와 나처럼 저 사람도 애쓰고 있다는 사실을 알 때 생기는 에너지는 천지차이다. 영화 ‘숏버스’에는 애쓰는 사람들이 잔뜩 나온다. 각자 이래저래 사연이 많은데 알고 보면 문제는 하나다. 통하고 싶은 거다. 통하고 싶은데 자기가 알고 있는 방법으로는 해답을 못 찾겠고, 그렇다고 통하고 싶은 욕구를 포기는 못 하겠고, 그 중 어떤 이는 ‘나는 통하지 못한다’는 절망감에 생을 포기하려 열심히 노력해봤지만 그것도 제 뜻대로 잘 되지 않는다. 이들이 어떤 자기만의 방식으로 어떻게 통하는지 그리고 통하기 위해 어떤 사건들을 만들어 가는지 우리는 그 기술적인 방법을 배우고자 이 영화를 보는 것이 아니다.
- 설령 용도를 오해하고 이 작품을 선택한 사람이 있다면 전혀 만족하지 못할 것이다. 하나도 에로틱하지 않기 때문에 내 안의 충동적인 짐승은 눈도 깜빡하지 않을 것이다-
영화 속에서 애쓰는 그들을 보며 우리는 위로 받기도 하고 그들을 통해 받은 충격이 나의 시선과 세계관에 변화를 주기도 한다. 무작위로 습득해버린 편견과 제도의 틀이 얼마나 우리를 가두고 있는가. 그것이 얼마나 우리를 외롭게 하는가. 머리를 흔들고 두 눈을 다시 뜨게 해준다. 한 창작물이 쉽게 변하기 어려운 우리 인간을 조금이라도 변하게, 아니면 잠시라도 흔들리게 해주는 그런 기적을 이루어낸다면 그 작품은 반드시 경험해야한다. 내게는 “숏버스”가 그런 작품이었다.
부디 모든 고정관념으로부터 스스로를 무장해제하시고 모든 감각을 열어두신 채 파도 타듯 영화를 타고 즐기시길 바랍니다.

이경미/영화감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