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난이대

서울독립영화제2016 (제42회)

본선경쟁 단편

김한라 | 2016 | Fiction | Color | DCP | 30min 17sec | 독립스타상-정재광

SYNOPSIS

인터넷 사이트 베스트 글에 가기 위해 살부계를 만든 고등학생 아이들. 동영상을 촬영하던 와중 진수 혼자 폭행치상 혐의로 경찰에 넘겨지게 된다. 아들 진수의 합의금을 마련하기 위해 전전긍긍하던 아버지 근찬은 피해자와의 합의에 실패한다.

DIRECTING INTENTION

결국 가장 어려운 관계, 부자. 끝내 벗어날 수 없는 핏줄.

FESTIVAL & AWARDS

World Premiere

DIRECTOR
김한라

김한라

2013 <집으로 오는 길> 

STAFF

연출 김한라
각본 김한라
촬영 진형민
편집 김한라
조명 진형민
음악 김선경
미술 천지윤
출연 하성광

PROGRAM NOTE

정치적으로 극우가 모이는 ‘일간베스트’사이트. 여성비하, 지역주의, 민주화에 대한 혐오로 대표되는 커뮤니티는 길을 잃은 사회의 표상으로 문제되어 왔다. 특정 대상을 분노하고 냉소하는 이해불가의 놀이. 무엇이 괴물의 유희를 만들었을까? 고등학생 진수, ‘살부계’를 만들어 기성세대를 공격하고, 일베에서 주목받는 것으로 자신을 증명하려 한다. 그는 어떻게든 그들 무리의 문화에 끼어야 한다. 사고를 치고 홀로 누명을 썼건만 친구의 이름을 말하지 않는다. 그에겐 그만의 커뮤니티가 있기 때문이다. 성광은 아들의 사고를 합의하기 위해 동분서주 하지만, 진수에게 다가가지 못한다. 그는 진수에게 오직 증오의 대상이다. 아프고 쓰라렸던 근현대사, 피와 눈물을 대가로 구성된 오늘이, 어쩌다 이렇게까지 삐뚤어졌는지 한탄해 본다. 가난을 당연히 여기고 국가에 충성했던 아버지의 아버지(만도), 세상을 바꾸기 위해 노동운동에 참여한 아버지(성광), ‘은수저’를 물려받지 못해 일베가 된 아들(진수). 아버지 세대를 부정하는 대물림의 역사. 중산층이 되고 싶다던 진수가 광화문 광장에서 성광과 엉켜 몸부림친다. 저 너머엔 국가가 있고, 성광은 젊은 날 그곳에서 깃발을 올렸을 것이다. 미장센이 불러오는 아이러니가 가슴을 친다. 성광은 오늘도 노동에 지쳐 곯아떨어지고, 진수는 장난감 총으로 그를 겨누다 멈춘다. 무산자들의 오늘이 시간이다.

김동현 / 서울독립영화제2016 부집행위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