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프와 이데올로기

서울독립영화제2021 (제47회)

장편 쇼케이스

양영희 | 2021 | Documentary | Color | DCP | 118min 40sec (K)

SYNOPSIS

어느 날 어머니는 딸에게 제주 4.3 체험에 대해 말하기 시작한다. 어떻게 항쟁에 휘말렸고 왜 일본으로 피난을 갔는지 구체적으로 말한다. 한국을 멀리하고 북한을 지지하며 살아온 어머니를 이해할 수 없었던 딸은 어머니가 마음 깊숙이 담아 둔 비밀을 알고 아연실색한다. 4.3 항쟁 70주기를 맞이한 2018년, 딸과 약혼자는 어머니와 제주도를 찾는다. 그러나 알츠하이머에 걸린 어머니의 기억은 사라지기 시작했다.

DIRECTING INTENTION

가족을 담은 다큐멘터리를 만들고자 카메라를 손에 든 날부터 26년이 지나 어느덧 3부작이 완성되었다. <디어 평양>의 마지막 장이라고도 할 수 있는 본작에서 처음으로 내 가족과 한국의 관계를 다룬다. <수프와 이데올로기>라는 제목은 사상과 가치관이 다르더라도 같이 밥을 먹자, 죽이려고 말고 함께 살자는 마음을 담았다. 내 작품이 사람들의 화해로 이어지는 긍정적인 촉매가 되기를 바란다.

FESTIVAL & AWARDS

2021 제13회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국제경쟁 흰기러기상

DIRECTOR
양영희

양영희

2005 디어 평양
2009 굿바이, 평양
2012 가족의 나라

STAFF

연출 양영희
제작 아라이 카오루, 양영희, 백호JJ
각본 양영희
촬영 카토 타카노부
편집 백호JJ
음악 조영욱
미술(애니메이션) 코시다 미카
통번역 인예니
출연 강정희

PROGRAM NOTE

양영희 감독의 신작 <수프와 이데올로기>는 감독의 전작 다큐멘터리 <디어 평양>(2005), <굿바이, 평양>(2009)과 첫 극영화 <가족의 나라>(2012)의 북한 삼부작을 잇는 작품인 동시에, 다큐멘터리 삼부작의 여정을 마무리하는 영화이다. 이전 영화들이 1970년대 일본에서 북한으로 ‘귀국’한 오빠들과 일본에 남은 가족들의 삶에 주목했다면, 이 영화는 처음으로 감독과 감독의 어머니가 함께하는 남한으로의 여행을 기록한다. 감독의 첫 장편 다큐멘터리 <디어 평양>으로부터 시작된 영화적 여정은 큰 원을 그리며 이산의 역사의 출발점인 제주 4.3 사건으로 향한다. 처음으로 자신이 겪었던 4.3 사건에 대해 증언하는 어머니를 기록하며, 영화는 총련 중심의 가부장적 질서 속에서 주변화되고 침묵당한 여성들의 역사와 국민국가 중심의 역사에서 배제된 재일조선인 디아스포라의 역사가 만나는 지점을 포착한다. <수프와 이데올로기>는 조국의 분단을 삶의 모든 국면에서 오롯이 안고, 수많은 모순과 갈등 속에서도 함께 수프를 뜨던 감독의 가족과 재일조선인의 역사를 감동적으로 전한다.

김소혜 / 동아시아연구학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