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네마

서울독립영화제2015 (제41회)

본선경쟁 단편

원태희 | 2015 | Experimental | Color | HD | 36min 46sec

SYNOPSIS

13년째 무명배우 원태희는 영화를 찍기 위해 타이페이에 온다.
대만 현지인들에게 자신의 핸드폰을 건네며 자신을 촬영해 달라고 부탁한다.
매일 극장으로 향하다 극장 앞에서 죽는 자신의 이야기.

DIRECTING INTENTION

영화로 선택되어지는 극히 짧은 시간을 위해 배우가 얼마나 많은 자신의 삶을 쏟아붓는지.
선택 받지 못하는, 버려지는 시간들이 얼마나 소중한지 알려주고 싶다.
배우 원태희, 나 자신에게 카메라 앞에서 살아갈 기회를 한 번만이라도 주고 싶다.

FESTIVAL & AWARDS

2015 제20회 인디포럼

DIRECTOR
원태희

원태희

STAFF

연출 원태희
제작 서정신우 이민준 원태희
각본 원태희
촬영 이민준
편집 원태희
Sound Supervisor 채지혜
Visual Effect Supervisor 하지현
출연 원태희

PROGRAM NOTE

‘영화란 무엇인가?’라는 질문만큼 난감한 물음은 없다. 수많은 사람들이 “영화란 무엇이다.”라고 정의했지만 정답은 없다. 영화를 만드는 사람에게 영화는 평생 무엇인지 찾아가는 자기만의 여정이고, 가끔 영화관을 찾는 관객은 이 질문을 굳이 곱씹을 필요가 없다. <시네마>는 이 난감한 질문을 스크린 밖에 있는 우리를 뚫어져라 바라보며 묻고 있다.여행을 떠나 온 남자가 피곤에 절어 느릿하게 아침을 맞는다. 생수를 연거푸 들이켜고, 우두커니 서서 샤워기에서 흘러나오는 물에 몸을 적셔도 온몸에 밴 갈급증은 가시지 않는다. 낯선 곳으로 향하는 두려움에 젖은 채 남자는 좁고 어두운 계단을 비틀거리며 내려간다. 영화는 13년째 무명배우로 살아온, 감독이자 주인공인 원태희의 사정을 타이페이 거리에서 재현하고 있다. 누군가의 선택을 받아야만 하는 배우로서 영화관으로 향하는 길은 매번 낯설고 힘겹다. 오랫동안 기다리다 보면 쌩쌩 달려 나가는 세상 속에서 자신만 갈팡질팡 멈춰 선 것 같아 불안하다. 관객과 만나지 못하고 노트북 외장하드 속에서 잠들어 있는 자신의 모습을 보고 있으면 눈물이 난다. 해가 떴으니 마냥 쓰러져 울 수만은 없다. 무대에 서기 위해 다시 어제같이 오늘을 반복한다.36분이 조금 넘는 러닝타임 동안 13컷으로 구성된 영화를 보고 있으면 많은 질문들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간다. ‘저이가 뿜어내는 갈급증의 실체는 무엇일까? 그는 왜 우리에게 눈 마주칠 것을 강요하는가? 영화가 시간을 견디도록 만드는 이유는 뭘까? 영화관 앞에 쓰러진 남자는 어떤 말을 하고 싶었을까…?’ 꼬리를 문 질문의 답을 더듬다 보면, 자본이 만들어 놓은 틀 안에 끼워 넣은 이야기를 공산품처럼 생산하고 유통하는 영화산업의 현실과 맞닥뜨리게 된다. 그리고 영화는 마지막으로 묻는다. ‘당신에게 영화란 무엇인가?’

 박배일/서울독립영화제2015 예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