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 너머 :: 백문백답

서울독립영화제2010 (제36회)

국내초청(장편)

김대승 | 2010|Fiction|Color|35mm

SYNOPSIS

늦은 저녁 마노디자인의 디자인팀 사무실. 성산전자 프로젝트라는 큰일을 성공적으로 마친 팀원들이 사무실에서 축하연을 하고 있다. 점점 늦어가는 시간, 장래가 촉망되는 팀장 성규와 프로젝트의 핵심 멤버였던 팀원 희주 만이 남게 되고, 둘은 둘만의 축하를 위해 팀장실로 향한다. 분위기와 술기운에 취한 두 사람. 팀장 성규의 스킨십이 시도되고, 남자친구가 있던 희주는 갑자기 이성을 찾고 관계를 거부하며 자리를 피한다. 희주는 경찰에 직장 내 성추행으로 성규를 고소하게 되고 경찰조사과정에서 성규 측에서 제출한 희주의 대출금 관련 개인 신용정보와 사이가 좋았던 두 사람의 모습들이 담겨있는 CCTV화면들 등의 자료들로 인해 오히려 희주가 의도적으로 접근한 것처럼 관계가 역전된다. 또한 사이가 좋았던 두 사람간의 회사에서의 일상들은 동료들의 입방아에 오르내리며 악성루머로 재생산되어 희주에게 불리한 상황으로 여론이 형성된다. 졸지에 피해자 신분에서 피의자 신분으로 역전되게 된 희주의 힘겨운 싸움이 시작되는데...

FESTIVAL & AWARDS

2010 제15회 부산국제영화제

DIRECTOR
김대승

김대승

2001 <번지점프를 하다>

2005 <혈의 누>

2006 <가을로>

2008 <연인>

STAFF

연출 김대승
제작 박성일
각본 박수영, 김대승
촬영 제창규
편집 김상범, 김재범
미술 김시용
음향 김석원(블루캡)
음악 조영욱
출연 김현주, 김진근, 유하준, 임종윤

PROGRAM NOTE

<시선너머>는 지난 2003년 <여섯개의 시선>으로 시작된 국가인권위원회의 인권영화 프로젝트 여섯 번째 작품이다. 장애, 여성, 이주민, 청소년 등 다양한 소재와 주제를 참여 감독 각자의 독특한 시선으로 담아내고 있다.강이관 감독의 <이빨 두개>는 처음 본 야구방망이를 휘둘러본 소녀와 그 방망이에 이빨 두개가 부러진 소년의 이야기다. 상대에 대한 ‘무관심’에서 기인한 행동은, 나쁜 의도를 가지지 않았다 하더라도 타인에게상처를 남길 수 있음을 소년의 미묘한 감정변화로 섬세하게 보여준다. 부지영 감독의 <니마>는 몽골에서온 이주여성 ‘니마’의 이야기로, 가정폭력을 피해 나온 한국여성 ‘정은’과 같이 일하게 되면서 시작하는 영화다. 녹록치 않은 현실에 밀려 고향을 떠나 서울의 한 모텔까지 오게 된 두 여성이 서로에게 마음을 건네는 순간 작지만 놀라운 변화가 찾아온다. 윤성현 감독의 <바나나쉐이크>는 이삿짐 센터에서 일하는 두 남자가 주인공이다. 우발적으로 집주인의 보석에 손을 댄 봉주와 그 사실을 알고 있는 듯한 알빈의 관계는우정으로 보이기도 하고, 필요에 따라 태도가 달라지는 이용대상으로 보이기도 한다. 배우들의 열연 덕분에 영화는 경쾌한 리듬으로 달리지만 결코 경쾌하지는 않은 현실을 발견하게 된다. 김대승 감독의 <백문백답>의 주인공 희주는 직장 내 성추행으로 팀장을 고소하는데, 우월한 지위를 이용한 팀장은 희주의 개인정보를 취득해 역공을 펼친다. 조서를 꾸미기 위한 경찰의 질문은 희주를 또 다른 폭력에 노출시키고,그녀의 사생활까지 모두 까발려지는 상황에 처한다. 신동일 감독의 <진실을 위하여>는 가방분실사건으로 시작된다. 사고방지를 위한 CCTV는 노동자 감시와 통제, 관리를 위해 활용되고 환자의 건강을 위한 병력기록은 환자의 안전보다는 병원의 안전한 영업을 위해 이용된다. 정부든 기업이든 개인정보를 수집하고, 독점하더라도 안전하게 관리될 것이며, 특정부류의 이익을 위해서 악용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아주 보편적이고, 양심적’인 소망이 얼마나 헛된 망상인지를 보여주는 무서운 영화다.깊은 시선으로 우리 사회를 바라보는 영화 <시선너머>는 이전에 만들어진 국가인권위원회의 <시선>시리즈 작품들과 마찬가지로, 우리사회의 ‘인권’에 구체적으로 주목하며 설득력 있는 이야기를 만들어냈다.<시선> 시리즈는 영화적 재미와 사회적 의미 중 어느 것 하나도 놓치지 않고 높은 완성도를 보이고 있다.반면 용산참사 등 우리사회의 인권현실에 고개 돌린 채 외면하고 있는 국가인권위원회의 행보는 그들의영화가 성취해내고 있는 것과는 달리 뒤로만 가고 있어 난감한 상황이다. 인권영화는 인권영화가 필요하지 않은 사회를 위해 만들어진다. 국가인권위원회도 마찬가지겠지만, 지금은 그 반대의 이유로 위원회가사라질 위험에 처해있다.

박광수/ 서울독립영화제2010 집행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