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도시 키드

서울독립영화제2020 (제46회)

새로운선택 단편

김유원, 남소현 | 2020 | Fiction | Color | DCP | 17min

SYNOPSIS

Y2K 대혼란으로 전 세계가 떠들썩하던 1999년, 신도시에서 나고 자란 열 살짜리 소녀 지혜에게 일생일대의 위기가 찾아온다. 신도시는 그 사실을 아는지 모르는지 여전히 조용하고 평화롭기만 한데, 지혜는 곧 열 살 인생에서 상상할 수 있는 가장 큰 일탈을 위해 문구점으로 향한다.

DIRECTING INTENTION

2000년 1월 1일, Y2K는 해프닝으로 막을 내렸다. 호들갑을 떨던 뉴스들은 금세 새로운 뉴스를 떠들었다. 어린 시절 산책하러 다녔던 뒷산은 더 새로운 신도시에 자리를 내주었고 수많은 선택지는 그 공간을 순식간에 채웠다. 우리는 더 이상 산의 이름이 기억나지 않는다. 신도시는 아낌없이 베풀었지만 우리는 계속해서 잃어버렸다. 어쩌다 이런 일이 일어났을까?

FESTIVAL & AWARDS

2020년 제19회 미쟝센 단편영화제

DIRECTOR
김유원, 남소현

김유원, 남소현

 

 

STAFF

연출 김유원, 남소현
제작 조미애
각본 김유원, 남소현
촬영 이종욱
편집 김유원, 남소현
조명 최우혁
동시녹음 김준익
사운드 디자인 고아영
음악 정혜민
미술 정주영
출연 김민서, 김강순

PROGRAM NOTE

지금으로부터 20여년 전, Y2K 대혼란으로 전 세계가 떠들썩하던 1999년을 기억하는가. ‘밀레니엄 버그’라는 낯선 말이 당시의 세상을 뒤흔들었다. ‘밀레니엄 버그’란 컴퓨터가 2000년 이후의 연도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는 결함을 말한다. 컴퓨터가 현재 인식하고 있는 연도 표기는 두 자리로 만약 2000년을 00년으로 인식하게 되면 컴퓨터를 사용하는 은행 등 금융권의 이자 계산부터 모든 연산 결과가 왜곡될 수 있고 세금 계산, 계약 만기일 등 날짜와 관련된 일 등 모든 일상 업무에 일대 혼란을 일으키는 대재앙을 초래하게 된다. (밀레니엄 버그를 Y2K 문제라고도 하는데, Y는 연도(year)의 첫 글자를 딴 것이고 K는 1000(kilo)에서 온 것으로 2000년을 가리킨다.)

당시 나는 세기말의 재수생이었다. 새로운 천년을 맞이하기에 나의 일상은 99학번이 되길 실패한 소속 없는 자의 침묵으로 가득했고 마치 격리된 것처럼 그해를 보내고 있었다. <신도시 키드> 속 같은 시기를 살아가던 열 살 지혜의 세상도 조용히 변하기 시작했다. 이 말없이 담담한 영화에는 소녀 지혜와 그녀의 할머니인 노인이 등장한다. 둘은 같은 아파트에서 살아가는 가족이지만 서로 다른 세계에 속한 사람처럼 보인다. 각자의 고독은 측정할 수 없는 것이어서 둘은 바라볼 뿐 선뜻 다가서지 못한다. 신도시라는 계획된 행복의 공간 안에 덩그러니 놓인 개인의 시간을 차분하게 들여다보는 이 작품에는 눈으로 하는 대화 같은 힘이 있다.

진명현 / 무브먼트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