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날로그 시그널

본선 단편경쟁

나예빈 | 2023 | Animation | Color | DCP | 5min (E) World Premiere

TIME TABLE
12.3(일) 15:40-17:04 CGV압구정(본관) 3관 E, GV, 12
12.5(화) 13:00-14:24 CGV압구정(본관) 2관 E, GV, 12
12.6(수) 15:00-16:24 CGV압구정(신관) 4관 E, GV, 12
SYNOPSIS

근 미래 도심 속, 자전거를 탄 소녀 희정이 허름한 시장으로 향한다. 무언가를 찾는 듯 중고서점 가게들을 탐방하지만, 희정이 찾는 DVD는 없다. 시무룩해진 그때, 다른 가게의 입고 정보를 입수한 희정은 곧장 달려가서 샅샅이 뒤진다. 마침내 맞은편 코너에서 DVD를 발견하지만, 그 앞에 또래 남자아이 지원이 등장하더니, DVD를 먼저 사 버린다. 지원은 곧 오토바이를 타고 사라진다. 지원을 악착같이 쫓던 희정은 크게 넘어지지만, 지원이 희정에게 먼저 다가온다. 몇 마디 대화 끝에 희정은 지원과 함께 오토바이를 타고 출발한다.

DIRECTING INTENTION

개인의 공통 관심사로 인해 새로이 형성되는 관계로 삶이 더 다채로워지며, 성장의 계기가 될 수 있음을 전하고자 한다. 박진감 있는 화면 구성으로 간절히 원하는 것이 눈 앞에 있을 때 느끼는 짜릿한 감정을 이끌어 내어 공감대가 형성되도록 연출했다.

FESTIVAL & AWARDS

World Premiere

DIRECTOR
나예빈

나예빈

2019 수호자

STAFF

연출 나예빈
제작 나예빈
각본 나예빈
촬영 나예빈
편집 나예빈, 최서원
음악 김현일, RAMGE

PROGRAM NOTE

누구나 그런 경험 한 번쯤은 있을 것이다. 좋아하는 가수의 앨범을 사기 위해 긴 줄을 선다든지, 기다렸던 공연을 예매하기 위해 피시방에 가서 예매를 대기한다든지, 취향과 애호, 그것을 구하기 위한 노력들. 올드 영화 팬이라면 이 작품에서와 같이 영화를 구하기 위해 청계천을 헤맸을 수도 있다. 여기 좋아하는 작품을 구하기 위해 추격전도 마다하지 않는 소녀가 있다. DVD 판매 가게 여러 군데를 돌면서 기다렸던 DVD가 들어왔는지 확인하는 소녀, 딱 한 군데 가게에 그녀가 찾는 작품이 들어왔다. 소녀는 기다렸던 작품을 손에 넣으려고 들뜬 마음으로 가게 안으로 들어간다. DVD 진열장 사이 틈으로 그녀가 찾고 있는 작품이 보인다. 소녀가 구매하고 싶은 DVD는 바로 왕가위 감독의 <중경삼림>이다. 그런데 그때, <중경삼림>을 어떤 남자애가 사 가 버렸다. 바이크를 타고 사라져 버리는 남자애. 소녀는 포기하지 않고 남자를 자전거로 추격하면서 골목을 누빈다. 이 작품은 마치 홍콩을 그려 놓은 것 같은 거리가 등장하고 이미 옛날 매체인 DVD를 파는 가게들도 줄줄이 영업하고 있는 모습을 보여 준다. 과거인 듯 혹은 미래인 것처럼도 보이는 공간은 이 작품이 SF 영화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게 한다. 또한 기술적인 면에서 현재의 한국 학생 단편의 성장을 보여 준다. 블랜더 3D를 이용한 카메라 워크는 충분한 시각적인 볼거리를 제공해 준다. 그러면서도 이 작품은 기본적인 애니메이션 움직임에 충실하다. 그것도 실사 영화적인 움직임이라기보다는 약간은 과장된 움직임을 보여 줌으로써 애니메이션이 더 잘 보여 줄 수 있는 움직임을 영리하게 선보이고 있다. 또한 배경 미술은 유행하는 일본애니메이션보다 일러스트의 영향과 유럽 작품에서 나오는 다양한 색감을 보여 준다. 감독은 거의 1인 제작에 가깝게 이 작품을 만들었다. 분명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감독이다.

장형윤 / 서울독립영화제2023 예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