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서울독립영화제2011 (제37회)

본선경쟁(단편)

장세정 | 2011|Fiction|B&W|HD|22min26sec

SYNOPSIS

자살한 여학생을 둘러싼 밝혀지지 않은 진실들. 9년 후 이 모든 것을 목격한 남자가 입을 연다.

DIRECTING INTENTION

방관자의 죄책감. 그리고 자살을 선택할 수 밖에 없었던 여학생의 비극적인 삶에 대한 책임을 묻고 싶었습니다.

FESTIVAL & AWARDS

2011 제15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2011 제13회 서울청소년국제영화제
2011 제9회 서울기독교영화제

DIRECTOR
장세정

장세정

2005 <엘리베이터>

2006 <이별>

2006 <안부>

STAFF

연출 장세정
제작 박지혜
각본 장세정
촬영 홍성윤
편집 장세정
음향 문철우
출연 곽금용
조연출 신용식

PROGRAM NOTE

영화가 시작하면 오랜만에 접하는 비디오테이프 화질의 이미지가 흘러나온다. 영상의 내용은 충격적이다. 카메라를 들고 뛰느라 흔들리는 화면 속에서 누군가 도망치고 욕설이 튀어나오다가 한여고생이 옥상에서 뛰어내린다. 영화 속 내레이션에 의하면 9년 전 일의 기록이라고 한다. 그때의 자료화면이 제작진에게 전달되었고, 자료화면과 제작진의 내레이션, 자료화면 속 인물들이 다시 불려 나오는 인터뷰의 나열이 영화의 내용이다. 이런 식의 페이크 다큐멘터리는 많이 접해온 것이 다. 아마도 기존의 페이크 다큐멘터리와 비슷하지 않을까, <파라노말 액티비티> 같은 공포 영화와 비슷하지 않을까 관객들은 추측하게 되는데, 영화는 그렇기도 하고 아니기도 하다. 영화는 영상을 전달받은 제작진의 시선으로 흘러간다. 9년 전 카메라를 들었던 사람이 있고, 그가 기록한 자살 동영상이 있다. 여고생은 왜 옥상에서 뛰어내렸을까? 학교에서 그녀를 향한 주기적인 폭력이 가해졌음이 드러나면서, 누가 가해자였고, 왜 피해자를 방치했는가로 질문이 이동한다. 방관하는 사람, 뻔뻔한 사람, 고통을 느끼지만 감정을 정리하지 못하는 사람들의 인터뷰들로 이어지던 영화는 과거의 화면을 촬영한 인물에게 되묻는다. 교내 폭력 못지않게 그녀를 따라다니던 집요한 카메라 역시 폭력이 아니였냐는 것이다. 이 질문이 이 영화의 시작처럼 보인다. 이 죄책감을 느낀 인물이 9년 동안 대답을 내놓지 못했다가 제작진에게 영상을 넘기면서 질문 또한 관객에게로 넘어온 것이고, 해답은 관객이 같이 찾아야 하는 것이 되었다. 제목 ‘아름다운’은 일종의 트릭이다. 영화의 이야기 전개나 후반부의 반전도 트릭을 제목처럼 감추고 있다. 이런 트릭은 영화가 관객에게 던지는 질문을 더 부각하기 위해 사용되었다. 영화를 보는 관객이 질문의 대답을 고민해보았으면 한다.

김이환/소설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