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겨레에 대해 너무 많이 알 수는 없다

서울독립영화제2014 (제40회)

경쟁부문 단편

이승원 | 2014 | Fiction | Color+B&W | HD | 45min 10sec

SYNOPSIS

오늘은 할머니의 일주기, 겨레의 집으로 가족들이 하나둘 도착한다. 아무래도 제사를 지낼 생각이다.

DIRECTING INTENTION

가족이라는 이름의 신화, 그리고 아직 도착하지 않은 시절을 위한 노스탤지어.

FESTIVAL & AWARDS

Premiere

DIRECTOR
이승원

이승원

2009 <그 곳에 살고 있다>

STAFF

연출 이승원
제작 김지은
각본 이승원
촬영 한태숙
편집 박지수
조명 이철민
동시녹음 최수용
음악 오광석
붐오퍼레이터 이수정
데이터매니저 이가은
후시녹음/믹싱 김상현
조연출 이우석
연출부 이채은, 민보연
제작부 신혜정
촬영부 정이선, 이종민
조명부 전승훈
출연 정승혜, 송태윤, 이창엽, 서연우, 백낙순, 정경임, 박숙명, 전병덕, 이명식, 김동인, 유창숙

PROGRAM NOTE

겨레는 영화를 전공하는 학생이고 채식주의자이다. 일년 전 돌아가신 할머니의 첫 기일, 제사를 지내기 위해 친척들이 겨레네 집으로 모인다. 여자 어른들이 음식을 준비하기 위해 제일 먼저 도착하고, 취업 준비생이거나 막 취업을 했거나 학생인 손자 손녀들도 하나 둘씩 모여 제사 음식을 먹으며 신변 잡기에 대해 이야기를 한다. 남자 어른들이 도착하고 서로에 대한 안부를 물으면서 집은 더 왁자지껄해진다. 제사 준비로 분주한 풍경 속에서 겨레는 쓰고 있는 시나리오를 생각하는데, 그 영화의 내용은 제사 날의 모습과 다른 듯 닮아 있다. 관객들은 제사 날을 담은 영화, 보이스 오버로 전달되는 겨레의 시나리오, 처음과 끝에 삽입된 겨레의 예전 과제 영상, 그리고 가끔씩 보여지는 홈비디오까지 4개의 겹으로 둘러싸인 영화를 본다. 이 네 층위의 영화들이 관련성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제시되는 방식은 분절적이다. 대부분의 장면에서 카메라는 인물들과 적당한 거리를 유지한 채 고정되어 있으며 컷은 좀처럼 바뀌지 않는다. 집안 일을 위해 가족들이 모여서 주고 받는 대화나 발생하는 일들은 극적이지는 않지만 친숙하지도 않다. 낯설지는 않지만 애틋한 것은 더욱 아닌 일상과 가족과의 관계가 영화의 스타일이 만들어 내는 거리감과 분절의 감각으로 형상화된다. 갑작스런 정전이 일어나고 불이 켜진 후 어떤 일이 일어나지만 그 변화를 알아 챈 사람은 없다. 겨레만이 그것을 알아 보지만 그것이 영화 말미에 어떤 통합이나 정리의 기운을 불어 넣지는 않는다. 

황미요조/서울독립영화제2014 예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