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하고 나하고

한국독립단편영화제 (제26회)

인디애니

김은수, 김혜정, 박미선, 이경화, 이송희, 이동재, 정유진 | Beta | 칼라 | 7분 | 1999년

SYNOPSIS

네온사인 간판들이 즐비한 현란한 거리를 지나 승용차를 몰고 집으로 퇴근하는 아빠.
엄마는 저녁을 준비하고, 아이는 인형과 놀고 있다. 벨이 울리고 아빠가 집안으로 들어온다. 아빠는 안방에 드러누워 TV를 보고, 엄마는 집안 일을 계속한다.
엄마가 일을 마치고 외출을 한 사이, 혼자 남겨진 아이는 아빠의 손에 붙들려 성폭행을 당한다. 상처 입은 아이의 마음은 엄마의 자취가 남아 있는 환상의 공간 속으로 도망을 간다.

DIRECTING INTENTION

일반적인 통념과 달리 성폭행의 대부분은 아는 사람에 의해 계획적으로 일어난다.
그 피해자의 대부분은 아동이나 청소년으로 어떤 아이들에게 성폭행은 끔찍한 일상이기까지 하다. 왜 이런 일들이 일어나는가? 이 작품은 그러한 문제를 성의 상품화, 이중 윤리, 가부장제, 사회적 억압, 대중매체 등 끔찍한 일상의 배후에 숨어있는 모든 것들을 통해 파헤쳐 보려 한다.

- 제작을 마치고

이 작품은 계부에 의해 성폭행 당해온 한 아이에 관한 짤막한 시놉시스에서부터 발전된 것이다. 결과적으로는 다분히 페미니즘적인 성격을 띤 작품이 되어버렸지만, 처음부터 어떤 주의나 주장을 가지고 접근했던 것은 아니었다. 오히려, 자료조사를 하고, 사람들로부터 조언을 구하고, 시나리오를 고민하는 과정들 속에서 그러한 경향을 우리들 스스로 만들어왔다고 해야 맞을 것 같다.
혹자는 작품 하나로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믿음은 버려야 한다고 했지만, 어느날 만화책 대신 시몬느 보봐르의 <제 2의 性>을 읽고 있는 팀원들을 보면서 생각했다. '우리가 작품을 만드는게 아니라, 작품이 우리를 만들고 있구나' 라고.

DIRECTOR

김은수, 김혜정, 박미선, 이경화, 이송희, 이동재, 정유진

STAF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