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쿠아 레퀴엠

한국독립단편영화제 (제25회)

현실과 판타지

임창재 | 16mm | 칼라 | 27분 | 1999년

SYNOPSIS

소녀는 자신을 억압하는 남자로부터 벗어나려고 한다. 불안하게 성장한 소년은 우연히 마주친, 오래 전에 떠나간 자신의 어머니를 닮은 소녀에게 마음이 이끌린다. 소년은 뜻하지 않은 죽음을 통해서 소녀를 도와준다. 이제 소녀는 슬픔의 지평을 향해 떠난다

DIRECTOR

임창재







프로그램 노트
가정의 불화로 인해 불행하게 성장한 소년이 어느 곳에도 정착하지 못하는 정체가 모호한 소녀를 우연히 만난다. 소년의 의식은 집을 나간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과 모성의 결여로 인해 강박적인 환상에 시달린다.
한편 소녀는 낯선 남자와의 억압적, 불온한 관계로 인하여 정신적으로 피폐한 상태이다. 소녀는 여전히 그 남자의 힘으로부터 벗어나지 못한다. 소녀가 떨어뜰린 그림ㅇㄹ 매개로 소년과 소녀는 다시 만나고 둘의 사이는 가까워진다. 소녀는 남자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항상 남자의 죽음을 생각한다.
소녀는 남자를 죽이기 위해 유혹적인 춤을 춘다. 그러나 소년은 소녀의 순수함을 위해 남자와 싸우다 총을 맞고 죽는다. 홀로 남겨진 소녀는 소년의 죽음 앞에서 절망에 빠진다. 그녀는 미지의 지평을 향해 홀로 걷는다.
어느 곳, 어느 때나 고통의 상처가 깊이 배어 있게 마련이다. 고통으로부터 벗어나려는 길은 또 다른 희생을 요구한다. 이 영화는 헤아리기 힘든 복잡한 원인과 어떤 힘의 관계에 의해 불가피하게 죽음에 이르게 되는 한 소년과 그와의 만남으로 인하여 억압적인 현실로부터 벗어나려는 소녀의 꿈과 좌절을 표현한 작품이다.
<아쿠아 레퀴엠>이 의미는 물로 쓴 진혼곡. 이 의미를 화면에 충분히 담아내기 위해 색체에 상당히 고심한 흔적이 엿보이는 작품이다. 작품의 미학적 측면에 있어서는 고전적 비극의 서술적 구조를 하나의 축으로 하면서 현대적인 시. 공간의 고나념을 또 하나의 축으로 삼아 내용과 주제가 대위법적으로 진행되는 얼개를 취하였다.

STAF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