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투이

서울독립영화제2013 (제39회)

특별초청(장편)

김재한 | 2013 | Fiction | Color | DCP | 108min

SYNOPSIS

베트남 여자 투이는 한국의 시골 마을에 시집와서 시부모를 모시고 살고 있다. 어느 날 도박에 빠진 남편이 오토바이를 타다 굴러서 시신이 되어 돌아온다. 손가락 몇 개가 없어 자전거도 못 타는 남편이 오토바이 사고로 죽었다는 사실을 투이는 믿을 수 없다. 투이는 남편의 죽음을 파헤치려 하고 마을 사람들은 그런 투이가 성가시고 불편하다.

DIRECTING INTENTION

남편의 죽음에 의문을 품고 좌충우돌 진실을 찾고자 한 자주적이고 주체적인 여인, 투이. 사회의 차별, 전통과 미풍양속을 가장한 권력과 폭력, 그리고 깨어지지 않는 강고한 배타성에서 한국 사회의 현재를 본다. 또한 진실의 동반자였던 상호의 배반, 그리고 투이의 죽음은 자본주의 사회에서의 극단적 선택을 강요당하는 우리의 또 다른 모습이다. 치열한 삶을 살고 있던 투이. 모든 것이 서툰 한국 생활에서 우리는 투이에게 어떤 희망을 줄 수 있을까? 생명을 놓쳐 버린 투이에게 우리는 눈물로써 그녀의 안식과 부활을 기원하고 또 다른 투이들에게 함께하겠다는 시작의 눈물을 흘린다. 나는 이 영화가 이 땅에 살다 간 수많은 투이들을 위한 진혼곡이자 이 땅에 살아갈 또 다른 투이들을 위한 한국인들의 희망가이길 바란다.

FESTIVAL & AWARDS

2013 제18회 부산국제영화제

DIRECTOR
김재한

김재한

 

STAFF

연출 김재한
제작 설미정
각본 김재한
촬영 김성태
편집 박선주, 김솔
조명 오석필
미술 황무현
음악 방준석
출연 Ninh Duong Lan Ngoc, 차승호, 명계남

PROGRAM NOTE

베트남에서 한국의 외딴 마을로 시집 온 투이는 치매에 걸린 시부모와 함께 살고 있다. 영화에 등장하지 않던 남편은 갑작스러운 오토바이 사고로 죽음을 맞는다. 자전거도 타지 못하는 남편이 오토바이 사고로 죽었다는 것을 이상하게 여긴 투이는, 사건의 비밀을 알아내 고자 외부에서 온 경찰관과 함께 사건을 쫓기 시작한다. <안녕, 투이>는 그간 한국에서 많이 만들어진 이주민 여성의 적응 혹은 고난기에서 그치지 않고, 미스터리 범죄영화의 구조를 차용하면서 예측한 방향과는 점점 다르게 퍼져 나가는 이야기를 보여 준다.
정적으로 보이는 시골 마을을 감싸고 있는 음흉한 분위기. 마치 경찰처럼 행세하며 법과 관습 위에 군림하는 자율방범대. 자율방범대를 조종하는 마을 경찰 수뇌부의 권위적 행태.
영화에서 보여 주는 사건과 봉합은 폐쇄성으로 가득 찬 어떤 예외적인 마을의 이야기가 아니다. 마을 사람들은 당산제를 지내려는 시아버지의 요구를 누가 요즘에 그런 것을 하냐고 말린다. 이렇듯이 정작 옛것은 낡은 것이라 치부하며 지키지 않는 사람들이 새로운 사람들의 유입과 새로운 문물에는 지나치게 폐쇄적이며 수용을 거부하는 이중성을 보인다. 이주 민을 바라보는 우리 사회의 시선이 그렇지는 않을까? 영화는 빠른 변화를 요구하면서도 속내는 두려움과 폐쇄로 가득 찬 한국 사회의 보수성에 대한 감독 나름의 영화적 질문이다.

조영각/서울독립영화제2013 집행위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