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은 척 아는 척

본선 단편경쟁

이준우 | 2022 | Fiction | Color | DCP | 17min 27sec (E)

SYNOPSIS

영화를 공부하는 시봉은 모르는 영화가 너무 많다. 다른 학생들의 눈치에 못 이겨, 시봉은 수업 시간 모르는 영화를 아는 척 손 들게 된다.

DIRECTING INTENTION

가만히 있으면 중간이라도 간다는 말은, 말과 행동을 신중히 하라는 말이지만, 어느샌가 가만히 있으라는 말이 되었다.

FESTIVAL & AWARDS

2022 경기필름스쿨페스티벌
2022 제17회 대한민국대학영화제

DIRECTOR
이준우

이준우

STAFF

연출 이준우
제작 권지현
각본 이준우
촬영 최성락
조명 최성락
편집 이준우
미술 임채림
출연 임경훈, 하준호, 정우진

PROGRAM NOTE

영화과 전공 수업 조별 과제 모임에서 안 본 영화를 안 봤다고 했을 뿐인데 조원들로부터 “그냥 봤다 그러면 중간이라도 갈 거 아니냐, 괜히 안 봤다 그래서 우리의 신뢰가 깨졌다.”는 황당한 논리의 비난을 듣는 시봉의 안타까운 눈빛으로 영화가 시작된다. 수업에서 궁지에 몰리던 시봉은 뭔가 잘못 돌아가고 있다는 것을 알아챈 후 한 단계 높은 어그로, 아니 어쩌면 최고의 아는 척을 시전한다.
이준우 감독은 어디에나 있을 법한 상황과 어디에도 없는 영화 한 편을 토대로 리듬감 넘치는 컷과 배우들의 훌륭한 연기만 가지고 이 통쾌하면서도 귀엽고 씁쓸하면서도 사랑스러운 영화를 만들어 냈다. ‘그럭저럭’이라는 뜻의 프랑스어 ‘꼼씨꼼싸’가 난무하는, 중간만 가면 되는 사람들의 세계에서 안 봤어도 본 척, 몰라도 아는 척하며 들은 얘기만 되풀이하는 앵무새들의 세계를 비틀어 낸다. 가히 최고의 반전 영화 혹은 최고의 뒤통수 영화로 ‘그럭저럭할 뿐인 텅 빈 세상’을 시원하게 박살내 버린다.
아마도, 여러분은 이 영화를 보고 극장 밖으로 나오자마자 전화기를 켜고, 포털사이트 검색창에 ‘그 영화’의 제목을 치게 될 것이다.

박광수 / 서울독립영화제2022 예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