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나가와

서울독립영화제2021 (제47회)

장편 쇼케이스

장률 | 2021 | Fiction | Color | DCP | 112min 46sec (KN, E)

SYNOPSIS

천과 동은 성격이 매우 다른 형제이다. 중년에 접어든 후 둘 다 베이징에 살고 있지만, 오랫동안 사이가 멀어진 채로 지냈다. 어느 날 동생 동은 둘 다 젊었을 때 사랑했던 여자를 찾기 위해 천과 함께 일본 야나가와로 여행을 가자고 제안한다.

DIRECTING INTENTION

사랑은 수수께끼다. 관객들에게, 특히 완전히 빠져 버린 관객에게는 더욱 그렇다. 수수께끼를 갖고 있다는 것은 그것을 풀려는 욕망을 붙잡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무슨 일이 일어나는가? 시간과 공간은 더 큰 미스터리를 낳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노래와 춤으로 이 방황을 열정적으로 고집한다.

FESTIVAL & AWARDS

2021 제26회 부산국제영화제

DIRECTOR
장률

장률

2000 11세
2003 당시
2005 망종
2007 경계
2008 이리
2010 두만강
2013 풍경
2014 경주
2016 춘몽
2018 군산: 거위를 노래하다
2019 후쿠오카

STAFF

연출 장률
각본 장률
책임 프로듀서 나이 안
프로듀서 쉬 지아한, 자오 진
촬영 박정훈
편집 오세현, 선 이시, 리우 신주
미술 후 지에
사운드 두독지
음악 샤오 허
출연 니 니, 장로일, 신백청, 이케마츠 소스케, 나카노 료코, 니농

PROGRAM NOTE

버들 류, 내 천, 야나가와(柳川). 이 지명과 똑같은 음가와 의미의 이름 류촨. 장률 영화에서는 사람이 ‘그곳’으로 가는 게 아니라, ‘그곳’이 자력으로 사람을 끌어당긴다. <야나가와>는 야나가와가 류촨을 끌어당기고, 야나가와인 류촨이 죽음을 앞둔 동을 제 쪽으로 이끌며 시작한다. 동의 형 천까지 함께다. 연정 관계였던 세 사람은 그렇게 20년이라는 세월을 건너 뜻밖의 장소에서 재회하지만, 사람도 그들 사이의 기류도 크게 달라진 것 같지는 않다. 변했다고, 차이가 있다고 감지하게 되는 한 가지가 있다면, 그건 그 사람 특유의 말의 억양일 것이다. <야나가와>에서 뭔가 중요하고 결정적인 게 발생했다면, 그건 개별자의 고유한 리듬이라 할 수 있는 말의 억양, 공동의 지역적 특색을 벗어난 자기만의 말의 강세다. 이처럼 중요한 변화를 정작 ‘나’ 자신은 모르고 ‘나’를 기억하는 ‘당신’은 귀신같이 알아챌 것이다. 나는 너로 인해 발견될 수 있다. 야나가와를 관통하는 수로를 따라 중국어, 일본어, 영어, 그리고 한국어까지 말의 견고한 국경은 무색해지고, 물처럼 고요하고 유유히 말은 흐르고 통한다. 뱃사공의 노랫말부터 류촨의 노래와 춤사위까지. 그들에게는 또 다른 방식으로 감응하고 대화할 언어가 있으니, 이를 통해 기억의 소환과 애틋한 마음의 표식이 가능하리라. 야나가와가 마련해 준 우연한 만남의 시간 속에서 그들은 잠시 과거를 불러냈다가 뭉근히 마음을 전했다가 결국 흔적도 없이 홀연히 사라질 것이다. 과거가, 사랑이 그러하다는 듯이.

정지혜 / 서울독립영화제2021 프로그래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