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해의 닭다리

새로운선택 단편

김달리 | 2023 | Fiction | Color | DCP | 17min (E) World Premiere

TIME TABLE
12.1(금) 12:00-13:29 CGV압구정(신관) ART2관 E, GV, 12
12.3(일) 13:10-14:39 CGV압구정(본관) 3관 E, GV, 12
12.6(수) 15:50-17:19 CGV압구정(신관) ART2관 E, 12
SYNOPSIS

외롭고 허기진 양해는 오늘 치킨이 먹고 싶다.

DIRECTING INTENTION

길은 많지만, 갈 곳은 없는 나의 발걸음.

FESTIVAL & AWARDS

World Premiere

DIRECTOR
김달리

김달리

2021 한나 때문에

STAFF

연출 김달리
제작 황동욱, 박현석
각본 김달리
촬영 백준영
편집 선수지
조명 권소해
음악 오은하
D.I 김재현
녹음 황규빈
사운드 박지혁
출연 임유빈, 김나현

PROGRAM NOTE

양해는 배달 알바를 하며 룸메이트들과 함께 생활하고 있지만, 실상은 월세도 내지 못해 얹혀살고 있는 것이나 다름없다. 자신만 빼놓고 치킨을 시켜 먹는 룸메이트들에게 심통이 난 양해는 냉장고에 있던 우유를 훔쳐 마시고는 오늘도 전동 킥보드에 아슬아슬하게 발을 올린다. 늘 무거운 짐을 어깨에 지고 어디든 가야 하는 양해의 앞에는 가파른 계단과 굽이진 골목뿐. 그렇지 않아도 길치라 이래저래 곤란한 와중에 하필 지난여름 대청댐의 기억을 공유하고 있는 소녀, 지아를 마주하게 된다. 서로를 알아본 두 사람의 대화는 어딘가 이상하다. 열심히 산다는 말은 모욕적이고, 죽은 이들의 소식을 부러운 듯 나누기도 한다. 감독이자 소설가이기도 한 김달리 감독의 이야기들 속에는 길을 찾지 못하는 어린 소녀들이 자주 등장하는데, 대부분 완전한 애정을 주기엔 어딘가 불편한 구석이 있지만 결국 연민하게 되는 처연한 인물들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배달 음식을 탐내는 양해 역시 그 행동을 감싸기는 어렵지만, 허겁지겁 남의 음식을 삼키며 허기를 달래는 양해의 공허한 시간들을 바라보고 있으면 분명히 고달팠을 과거를 추측해 보게 된다. 죽음이 곧 성공인 아이들에게 ‘산다’는 것은 어떤 의미를 가지는 것일까? 사는 것도, 죽는 것도 실패한 양해와 지아가 앞으로는 안전하고 평탄한 길을 갈 수 있길, 따뜻하고 완전한 자신의 식사를 할 수 있길 응원해 본다.

박사라 / 서울독립영화제2023 기획운영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