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나더타운

본선 단편경쟁

윤동기 | 2022 | Fiction | Color | DCP | 28min 29sec (E)

SYNOPSIS

가족들과 별거 중인 공인중개사 장태수는 경찰들로부터 아들이 실종되었다는 소식을 전달받는다. 유난히 비가 내렸다 그치기를 반복하는 밤이다.

DIRECTING INTENTION

“원미동의 아이들은 집 안에서 틀어박혀 지내는 법은 애당초 배운 적이 없다. 아침 눈 뜨면서부터 집 앞으로 뛰쳐나와 어두워질 때까지 거리에서 놀았다. 그런 꼬마들이 불장난의 짜릿한 재미를 앞에 두고 온전할 리 없다.” - 양귀자, <원미동 사람들>

FESTIVAL & AWARDS

2022 제3회 합천수려한영화제

DIRECTOR
윤동기

윤동기

2018 손이 많이가는 미미
2019 화근
2020 태어나자마자 핵인싸

STAFF

연출 윤동기
제작 김용승
각본 윤동기
촬영 김민국
조명 김민국
편집 윤동기
미술 이채린
사운드디자인 이승연
동시녹음 이하민, 김세연, 이승연
출연 임호준, 김시영, 박부건, 고훈목, 한윤춘, 주수정, 김계형

PROGRAM NOTE

환경이 바뀌면 그에 따른 적응기가 필요한 법이다. 그 과정에서 부작용이 발생하고는 하는데 그때 느끼는 감각이란 낯섦이 아닐까 싶다. 공인중개사 장태수(임호준)의 사무소에 생각지도 못한 형사가 방문한다. 전처가 아들의 가출 신고를 했다며 아빠를 찾아오지 않았느냐는 거다. 금시초문이었던 태수는 늦은 시간에 홀로 아이를 찾아 나선다. 공인중개사 사무소를 운영하고 있다면 동네가 익숙할 법도 한데 태수는 이곳이 처음인 듯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인다. <어나더타운>의 카메라는 시종일관 초점을 맞춘 대상과 일정 정도 거리를 유지한다. 카메라뿐 아니라 태수와 관련한 인물들 또한 심정적으로 보이지 않는 벽을 형성한 채 마주하고 있어도 단절감이 주변에 전달된다. 영화는 그에 대해서 구체적인 설명은 피하는데 유추할 수 있는 배경은 힌트를 주듯 노출한다. 아들의 가출 소식을 들은 후 태수는 빈 사무실을 찾는 손님을 모시고 일대를 돌아다닌다. 그때 손님은 몇 년 전에 비해 이 지역이 너무 많이 바뀌어 알아볼 수 없다는 식의 푸념 섞인 아쉬움을 드러낸다. 시대가 바뀌면, 특히 마구잡이식 개발로 공간이 변화하면 인간관계는 그 속도를 따라잡지 못해 혼란을 겪기 마련이다. 예전에 익숙했던 도시와 사람들 간의 관계가 이제는 ‘다른 동네(another town)’인 듯 낯설고 익숙하지 않은 관계인 듯 어색해지는 것이다. <어나더타운>은 따라잡기 힘든 생활환경 변화 속에 일그러지고 만 관계를 비춘 작품이다.

허남웅 / 서울독립영화제2022 예심위원